국제 국제일반

2명 살해 자살 美10대, 온라인에 심경 밝혀

에스페르거 증후군으로 학창시절부터 놀림받아

자폐증과 흡사한 에스페르거 증후군을 앓는 10대가 이웃 주민 2명을 살해한뒤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온라인상에 자신의 심경을 상세히 밝히며 도움을 청했으나 미처 범행을 막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청년은 학창 시절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으면서 주위에 적대감을 가졌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로스앤젤레스 남동쪽 오렌지카운티의 알리소 비에호에서 윌리엄 프리언드(19)가 검정색 망토와 마스크를 쓰고 자기 집 건너편에 있는 버논 스미스(45)씨 집에 들어가 버논씨와 딸 크리스티나(22) 등 모녀를 산탄 총으로 살해했다. 이어 프리언드는 숨진 스미스씨의 맞은 편 집을 향해 총을 발사한뒤 스미스씨옆 집을 다시 공격하려다 총이 작동하지 않자 포기하고 귀가한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 발생후 조사에 나선 오렌지카운티 셰리프국은 프리언드가 지난 10월 에스페르거 증후군을 앓는 이들의 인터넷 웹사이트(wrongplanet.net)에 "진실한 친구를찾는다, 현재 자살을 생각중이다, 내게 상처를 줬던 이들을 벌주자" 는 등 20여건의메시지를 남긴 사실을 밝혀냈다. 에스페르거 증후군은 사회성 능력에 장애를 보이는 것으로, 자폐증 보다는 약하지만 종종 정서적으로 극히 불안한 증상을 보이며 약한 증세의 환자까지 포함하면약 250명당 1명꼴로 나타난다. 고교 졸업후 컴퓨터 수리를 해온 그는 10월 15일 "예전에 자살하려 했다"고 적었고 16일에는 '테러 캠페인'이라는 제목 아래 "내 미래는 얼마전 끝났다. 모두 나를 미워한다. 내 스스로를 죽이고 싶다. 12구경 산탄총을 장만했고 탄알도 온라인으로 샀다"면서 범행을 예고했다. 그는 또 19일에는 "상담자가 필요하다. 사회 적응 기술 훈련이 필요하다. 친구가 없다"고 적는 등 심적으로 극히 불안한 상태였음을 보여줬다. 이 같은 글이 올라오자 온라인 커뮤니티의 회원들은 프리언드로 하여금 마음을 가라앉히도록 용기를 불어넣는 한편 부모를 찾으려 노력했으나 허사였다는 것. 웹사이트를 만든 알렉산더 플랭크(19)는 "메시지를 체크하는 자원봉사자가 프리언드의 게시물에 관심을 갖고 조치를 취하려 했다. 그의 부모와 접촉하려 애썼지만오렌지 카운티에 프리언드 성씨가 38명이나 됐었다"며 "사건 소식을 전해듣고 경찰에 연락, 웹사이트에 그의 글이 게시됐었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 특히 프리언드의 이런 비극적 결과는 어렸을 적부터 그를 조롱하며 괴롭혀온 철부지들의 행동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를 지켜본 블레이크 멜처(21)는 "중학교 시절부터 수많은 학생들이 프리언드를 놀리고 괴롭혔다"면서 "어느 학교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부 친구들은 늘 프리언드를 못살게 굴었다"고 지적했다. 프리언드는 웹사이트에 올린 한 메시지에서 "친구는 없고 모두 적이다, 내 집을 지키기위해 총을 샀다"고 적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