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늘나라로 간 딸 이제 편히 보내네요"

성탄절날 하늘나라로 간 딸 치료비를 못내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던 소아마비 택시운전 기사가 병원측의 배려로 딸 장례식을 무사히 치르게 됐다. 택시운전을 하는 김모(38)씨는 지난 25일 남들은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뻐하며 들뜬 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 4살배기 딸을 하늘 나라로 떠나보내야 했다. 국민 25만명당 1명 꼴로 발생한다는 유전성 면역결핍 질환의 일종인 `만성육아종'을 앓으며 5개월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있던 딸 아이가 병마를 이기지못하고 결국 숨지고 말았다. 그러나 천금같은 자식을 하늘 나라로 떠나보낸 김씨 부부는 슬퍼할 사이도 없이 또 다른 고민에 빠져야 했다. 아이를 살려보겠다고 비싼 각종 약물과 외국에서까지약을 수입해 쓰면서 치료비가 3천만원이나 쌓였던 것. 김씨 부부는 치료비 걱정에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고 어둡고 싸늘한 영안실에 누워 있을 아이의 모습을 생각하며 매일 눈물로 지새워야 했다. 소아마비 장애인으로 택시운전을 하는 김씨는 아이의 상태가 나빠진 이후 일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아이가 아프기 전부터 부모님의 사업실패로 빚을 떠안아 신용불량자가 된 상태. 병원측은 당초 아이에게 들어간 치료비를 완납해야 시신을 인계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김씨는 30일 "이 때문에 단돈 100만 원의 여유도 없는데 3천만 원이나 되는 돈을 어디서 구해야 할지 막막해 그냥 자식 따라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병원측은 결국 김씨의 딱한 사정을 배려해 김씨가 우선 치료비 일부를내고 나머지는 앞으로 조금씩 분납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아이의 사망진단서를 발급해 주고 장례식도 치를 수 있게 했다. 김씨는 "하늘나라로 간 아이를 이제 맘 편히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병원측의배려를 고마워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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