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 경제는 민간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등 전체적인 세계 경기보다 더 좋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은 국내 시장 평균(3.5%)보다 높은 3.7%로 잡고 있으며 코스피지수는 내년 말께 2,350까지 오를 것으로 봅니다."
권구훈(사진)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2014 한국 거시경제 및 주식시장 전망'기자간담회에서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한국 거시경제의 주요 현안 중 하나로 부동산 경기와 내수를 꼽으며 "한국 정부의 정책을 고려하면 주택 가격이 정상화되고 전세 시장이 안정화될 것으로 본다"며 "지금까지는 주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저축을 늘리고 주택 소유자는 주택 가격 하락에 대한 걱정 때문에 소비를 억제했는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민간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건설 경기 부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반면 지금은 수요자 중심으로 변했다"고 덧붙였다.
선진국 중심의 경기 회복도 한국에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3.6%로 전망되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이 중 3분의2 정도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의 경우 단순하게 수출 비중으로 계산하면 중국 의존도가 높지만 부가가치를 고려하면 미국과 유럽이 더 높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시장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에 대해서도 비교적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영향으로 원ㆍ달러 환율은 올라갈 확률이 높다"며 "원ㆍ달러 환율은 연초 1,080원, 내년 말에는 1,100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경상수지가 이미 고점을 찍었기 때문에 자본수지의 급격한 증가가 없는 한 원화의 추가적인 강세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또 최근 엔 약세에 대해서는 "경기적인 측면 때문"이라며 "내년 엔ㆍ달러 환율은 105~110 정도로 보고 있는데 정책적인 요소로 인해 달러당 110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면 한국의 수출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증시 전망도 긍정적이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9배로 여전히 역사적 평균보다 싸다"며 "내년 말께 PER는 10배, 코스피지수는 2,350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내년 정책금리는 3ㆍ4분기와 4ㆍ4분기에 각각 0.25%포인트씩 상승해 내년 말께 3%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골드만삭스의 내년 경기 전망 간담회는 예년보다 한 달 빠르게 진행됐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