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연,홍콩서 「한국경제 설명회」/은행채무 정부보증 등

◎각국금융인 질의 쇄도/‘경기 이미 바닥통과’/강 부총리 설득불구 불안심리해소 역부족해마다 국제통화기금(IMF) 총회가 개막되기 직전에 아시아소사이어티 주최로 한국경제설명회가 열려왔다. 그러나 22일 상오 홍콩 뉴월드 하버뷰호텔에서 열린 올해 한국경제설명회는 예년과 다른 분위기였다. 금융연구원이 아시아소사이어티와 공동 주최한 이번 설명회장은 주최측의 우려와 달리 2백석이 넘는 좌석이 가득 메워졌다. 강경식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의 기조연설과 박영철금융연구원장의 「금융불안과 산업구조조정­한국의 경제난국 극복 방안」이라는 제목의 발표, 질의응답순으로 이어진 이날 설명회는 외국인 참석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을 시간이 모자라 중단해야 할 정도로 열띤 분위기였다. 우리나라 외자조달의 최대 창구인 홍콩지역 금융인들이 많이 참석한 탓인지 이날 질문의 초점은 「금융기관 대외채무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에 모아졌다. 베어스턴스 홍콩법인의 베아트리스 챤 부사장은 『스와프, 선물환 등 외환거래에서 발생한 금융기관의 대외채무까지도 한국 정부가 지급보증하느냐』고 물었고 강부총리와 엄락용재경원 2차관보는 『한국 금융기관의 모든 대외채무에 대해 정부가 지급보증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강부총리는 특히 『1, 2차 오일쇼크때조차 한국은 대외채무 상환을 한번도 미루지 않았었다』며 대외채무 지급불능 사태의 발생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기아그룹 문제도 주된 질문중 하나였다. 그러나 강부총리는 기아그룹의 화의신청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정부가 기아사태에 개입할 수단도 없고 개입해서도 안된다. 채권금융기관과 기아그룹이 알아서 할 문제다』고 종전 입장을 되풀이 하며 『개인적인 의견도 전혀 없다』고 딱 잡아뗐다. 강부총리는 기조연설에서 『한국경제는 현재 경기순환의 바닥을 벗어나고 있는 중』이라고 밝히며 금융개혁 등을 통해 한국경제가 다시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설명회는 정부의 희망과 달리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심리를 해소하는데 미흡한 모습이었다. 설명회후 외국인 참석자들은 『이미 공식적으로 발표된 낙관적인 부분만 되풀이한 설명회였다』며 한국경제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근본적인 문제의 시발인 기아사태의 해결방안에 대해 정부가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강부총리는 이에 대해 『한국경제에 대해 피상적으로 우려하는 부분을 명확하게 설명했다고 본다』며 모든 참석자들이 이날 설명회를 부정적으로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변했다.<홍콩=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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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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