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취득세 50% 감면 정책에 반발하는 데 대해 정부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취득세 감면 부분을 정부에서 전부 메워주기로 한 만큼 지자체들의 세입에는 차질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예비비로 반영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9년에도 부동산 교부세가 줄었을 때 정부가 목적 예비비로 보전해준 전례가 있다. 또 세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기대만큼 늘지 않아 당초 지자체 예상보다 취득세가 줄어들 경우 감면에 따른 세수부족분뿐 아니라 추가 지원을 통해 지방재정의 충격을 줄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23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한국주택협회 정기총회에서 지자체 반발에 대해 "행정안전부와 다 얘기한 것이고 전액 보전한다고 이미 밝혔다"며 "지자체들이 타격을 입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안부의 한 관계자도 "기획재정부와 감면분 보전에 이미 합의한 만큼 결과적으로 중앙정부 국고에서 책임질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지원기준과 규모는 향후 행안부와 재정부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에서 협의할 방침이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일단 총액에서 지자체가 손해볼 것은 없다. 그러나 지자체들의 생각은 다르다. 정부가 취득세 감면분을 보전해준다는 것은 연말까지 들어오는 취득세 세입의 절반을 내년 예산에서 메워주는 만큼 당장 재정공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즉 주민세나 자동차세 등과 달리 취득세는 연중 수시로 들어오는 수입원인 탓에 연말에 보전이 이뤄진다 해도 1년 내내 수입이 줄어들어 지출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자체들로서는 취득세 예상 세입분을 감안해 올해 예산을 잡아놓았는데 갑자기 세입이 절반으로 줄었다가 연말에나 보전해준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서도 정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줄어드는 세수가 얼마일지 아직 모르는 상황에서 지자체들이 너무 앞선 반응을 보인다"며 "시차로 인한 재정공백을 만약 지자체가 차입을 통해 막는다면 그 이자도 중앙정부가 부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전체 지방세 수입 45조1,677억원에서 취득세(취득ㆍ등록세)는 13조7,752억원으로 30.5%를 차지해 다른 세목 비중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거래가 활발한 서울ㆍ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취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커 감면이 현실화될 경우 이들 지방재정에 미치는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자체들로서는 당장 지방채 발행, 전용 등을 검토해야 하지만 재정사정이 좋은 일부 자치단체를 제외하고는 이조차 쉽지 않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서울ㆍ경기도는 그나마 사정이 나아 중앙정부 방침에 반발하는 것일 뿐, 정말 어려운 곳은 중앙정부 눈치를 보느라 속만 태우고 있다"며 "내년도 예산편성을 4개월가량 앞둔 터라 당장 과천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판"이라고 전했다. 연중 지방세입에 구멍이 생길 위기에 처했지만 중앙정부로서는 당장 손을 쓸 수단이 없다. 다달이 감면분을 보전해주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지자체들이 요구하는 국세ㆍ지방세 비율 조정 문제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