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내수는 '맑음' 건설은 '흐름'

고용·물가 전망은 여전히 흐름


새해의 경제 기상도는 전반적으로는 ‘맑음’ 이지만 분야별로 ‘흐림’과 ‘비 또는 눈’이 섞여 있다. 이로 인해 전망치가 현실로 다가올 시점에는 기상악화(?)로 인한 폭우ㆍ폭설피해에 대한 걱정도 완전히 접기 힘든 상황이다.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민간기관들과 정부 모두 맑은 날씨를 기대하고 있다. 수출호조에 이어 상반기 내수회복으로 인해 못해도 4%대 중반 이상의 성장률은 이룰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그간 부진했던 소비가 확실히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도 높다. 정부는 새해 들어 민간소비가 2005년에 비해 4.5%까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진단했다. 민간 연구기관들 역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4%대 초반 이상의 소비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2005년에는 민간소비 증가율이 하반기 회복세에도 불구, 3%대 초반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설비ㆍ건설투자 기상도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특히 건설의 경우 민관 모두 새해 경기가 크게 둔화될 것임을 한 입으로 예견했다. 정부는 2.0%의 증가율을, 민간 연구기관은 이보다 더 추락한 1.6%대의 증가율을 전망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썩 좋은 상황은 아니어서 새해 투자는 ‘흐림’ 내지 ‘비’로 그릴 만하다. 수출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았다. 정부는 9.2%대의 수출 증가율을 조심스럽게 내놨고 민간기관들은 평균 10%대의 증가율이 가능하다고 했다. 특히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연간 무려 12.7%의 수출증가율이 예상된다며 민간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기대감의 차이는 경상수지 규모에 대한 예상도 다르게 했다. 정부는 올해 150억달러의 경상수지가 가능하다고 한 반면, 국회 예산정책처 등은 단지 117억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각에서는 이 보다 경상수지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 날씨는 ‘흐림’으로 보는 게 나을 듯 하다. 정부는 37만명의 취업자 증가를, 일부 연구소들의 경우 30만대 초반(삼성 34만2,000명, LG 32만5,000명)의 증가를 예상했지만 비정규직 근로자의 수가 많다는 점이 문제다. 하반기 주요 기업들의 대규모 신규채용으로 번듯한 직장이 많이 생기지 않는 한 청년실업확대와 중장년 일자리 부족현상은 여전할 전망이다. 물가 날씨도 조금 걱정되는 상황이다. 정부와 민간기관 모두 내수회복에 따라 최소 3%대 초반의 물가상승률이 있을 것임을 우려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등은 기관들 가운데 가장 높은 3.6%의 인플레를 전망하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햇빛이 내리쬐거나 눈ㆍ비가 퍼붓는 날씨는 인간이 어쩔 수 없지만 경제 기상도는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새해 경제운용방향을 통해 이 같은 기상도를 더 개선하는 한편, 좋은 날씨의 효과를 사회 곳곳에 퍼트릴 수 있는 방안도 내놓겠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설비투자를 늘려 고용확대-소득증대-소비증가의 선순환을 일으킬만한 요인이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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