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최근 들어 고정금리 대출을 찾는 수요자가 늘어나고 있다.
10년 이상 30년 미만의 장기고정금리 상품인 주택금융공사의 u보금자리론은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총 10조5,181억원이 판매되며 1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년간 대출 실적인 8조4,682억원을 6개월여 만에 훌쩍 뛰어넘은 셈이다.
u보금자리론은 정부가 장기고정금리 분할상환 주담대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상품으로 10년 고정금리가 8월 기준 3.15%, 20년은 3.4%다. 특히 전자약정을 전제로 하는 '아낌 e보금자리론'을 신청하면 0.1%포인트의 추가 금리인하 혜택이 주어진다. 보금자리론은 원리금 분할상환이 원칙이고 주택을 구입할 때만 거치기간 1년이 예외적으로 적용된다.
u보금자리론이 인기를 끄는 것은 10년 이상 장기고정금리가 적용되는데다 연간 1,500만원까지 납부이자에 대한 소득공제를 해주기 때문이다. 이철우 주금공 팀장은 "올해 공급목표 10조원을 넘었지만 한도를 상향 조정해 장기고정금리 분할상환을 원하는 대출자들에게 제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고정금리 대출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은행권의 변동금리대출 비중(신규 취급액 기준)은 3월 안심전환대출 효과로 26.6%까지 떨어졌으나 6월과 7월 월간 비중은 각각 65.5%와 68.7%까지 치솟았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대출상품의 금리가 0.3~0.6%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 변동금리를 선호하는 대출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달 들어 미국의 금리인상 예고가 분명해진데다 은행 창구에서도 조금씩 고정금리 대출을 유도하면서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고객들이 이전보다 증가하고 있다는 게 은행창구 직원들의 전언이다. 우리은행 잠실지점의 개인여신 담당자는 "특히 기존 주택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대출자들은 고정금리 대출에 대한 선호가 과거보다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정부가 지시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맞추기 위해 고정과 변동금리 대출 간 금리차를 갈수록 좁히고 있다. 정부는 올해 말에는 고정금리 대출 비중(잔액 기준)을 35%, 내년 말에는 37.5%까지 맞추라고 시중은행에 지시한 상태다. 우리은행의 경우 다음달 3일부터 5년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대출 이자를 같은 수준으로 책정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도 이번주부터 5년 고정금리 대출의 최저 금리를 지난주 2.87%에서 2.76%로 0.11%포인트 낮춘다.
KB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고정금리 대출 이자가 2%대 중후반까지 내려오는 추세여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