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 2월19~20일자]만약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미국의 외환보유고중 일부를 역외금융 회사에 맡겨놓았다고 말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담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우스개 같은 일이 러시아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러시아 정부는 이달 초에 러시아 중앙은행이 93년부터 4년간 5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피암코사에 예치했다고 밝혔다. 피암코는 90년에 설립돼 주로 외국 정부의 외환보유고를 관리하고 있는 회사다.
문제는 이러한 행위가 어떠한 조사나 감독 없이 이뤄졌다는데 있다. 전직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같은 행위에 대해 문제점을 시인했으나 불법적인 요소는 없다고 강변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흉내 내기 어려운 독립성을 가지고 있다고 비야냥거리기도 한다.
러시아는 또 국제연합이 금기시하고 있는 대 이라크 무기수출을 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역시 이같은 질문에 그런 적이 없다고 잡아뗐다. 그러나 러시아 군수회사들은 정부에 무기수출 제재를 철회토록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부(CIA)는 러시아 군수회사가 정부 관변 단체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무기수출 확산을 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가들은 일부 분야에서지만 러시아의 약속을 거의 불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서방으로부터 구제금융이 절실한 러시아가 이처럼 국제사회로부터 불신을 받는다는 것은 미래가 매우 부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