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D램값 결정권 "이젠 수요자 손에"

반도체 D램 값 결정권이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여만에 삼성전자 등 공급자에서 PC업체 등 수요자로 역전됐다.이는 최근의 D램 값 급락을 초래한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하락기조인 D램 값이 적어도 2ㆍ4분기안에는 급반등하기 힘들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미국 델 등 PC업체들이 올들어 암묵적으로 형성돼온 D램 제조업체들의 가격 카르텔에 반발하고 있어, 삼성전자 등의 수익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진행돼온 D램 고정거래가 조정 협상에서 공급업자들의 가격 주도권이 현저히 약화됐으며, 특히 현물시장을 포함한 일부 거래에선 컴팩 등 몇몇 수요업체들이 다수의 D램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공개 입찰 방식의 가격 네고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말 진행된 D램 고정거래가 협상에서 4달러 중반대였던 128메가D램의 장기 공급 가격이 4달러선으로 예상보다 하락폭이 훨씬 컸던 것도 이처럼 가격 결정권이 수요자로 옮겨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D램 시장의 가격 결정권은 지난 2000년 9월부터 PC 업체들이 당시 IT 경기의 침체와 수요 부진 등을 타고 지난해 10월까지 행사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이후 가격 폭락에 따른 일시적 수요 증가와 D램 업계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 등에 따라 가격 상승국면에 이어지면서 D램 제조업체로 넘어왔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물가격과 고정가격간 큰폭의 차이를 보이는데다 소비 회복 지연 등으로 가격 결정권이 수요자쪽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3ㆍ4분기 이후 수요가 회복될 때에 대비해 PC제조업체들이 일방적으로 힘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이어 "1ㆍ4분기중 삼성전자 등 D램업체들이 큰 규모의 이익을 올린 반면 PC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어느 한쪽이 과도하게 이익을 취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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