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먹구름 드리운 월街

[내수·수출 복합불황 오나] 고유가·금리인상 리스크등 약세국면 전환신호 잇따라<br>투자자들 "상승모멘텀 실종" 주식자금 이탈 도미노 우려


“탐욕의 수위는 낮아지고 공포는 높아지고 있다.” AG에드워즈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알 골드만은 뉴욕 주식시장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월가(街)에서는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꾸준한 강세장세(Bull Market)를 나타냈던 미국 증시가 ▦고유가 ▦경상적자 확대 ▦금리인상 리스크 등에 휩쓸리며 장기 조정을 받거나 약세국면(Bear Market)으로 전환할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미국경제가 유럽연합(EU)과 일본에 비해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잘 제어될 것이라며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지수가 쏟어지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지지선인 1만선을 지키고 있다. 또 18일(현지시간)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구두개입으로 강보합으로 돌아서 하락추세를 끊는 데 성공했다. 수전 비에스 FRB 이사는 이날 “올해 미 경제는 견고한 성장을 지속할 것이며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물가압력은 잘 억제될 것”이라면서 낙관론을 피력했다. 주식시장에 확산되고 있는 경기둔화와 금리상승 불안감은 기우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월가 투자자들은 ‘상황 변화’를 이유로 주식시장이 상승 모멘텀을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당분간 지루한 조정장세가 이어지거나 약세국면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증시는 높은 기업실적과 저금리, 낮은 물가 등에 힘입어 지속적인 상승커브를 그렸지만 지금은 물가불안과 금리상승 부담으로 ▦소비지출 감소 ▦기업투자 위축 ▦주식자금 이탈 등의 악순환 구조에 빠져들었다는 것. 투자심리 위축으로 뉴욕 증시는 황소보다는 곰이 지배하는 장세가 연출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 침체는 경기회복을 믿고 공격적으로 주식시장으로 향했던 투자자들이 고유가와 경상적자 확대, 금리인상 등 상황변수를 이유로 위험수용자(Risk Taker)에서 위험회피자(Risk Averter)로 변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뉴저지에 위치한 컴버랜드어드바이저의 데이비드 코톡 대표는 “미 증시가 올 여름 내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금리인상과 기업들의 실적부진이 경기회복과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어 강세장은 이미 끝났거나 막바지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뉴욕 소재 증권거래회사인 밀러 타박의 필 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 주식시장은 성숙된 황소장세”라며 “이전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사실상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월가 투자자들은 미 증시가 서서히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해 점진적인 매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었지만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ㆍIBMㆍAIG 등 대기업들의 실적 하향과 회계부정 등의 영향으로 공격적인 매도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서정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