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에콰도르 美달러 채택 금융위기 해결 시험대"

폴 크루그먼 교수 NYT칼럼서 주장에콰도르가 자국의 수크레화를 폐지하고 달러화를 사용키로 결정한 것은 향후 금융위기 해결책에 대한 새로운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폴 크루그먼 MIT대 교수(사진)가 19일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뉴욕타임스 칼럼을 통해 에콰도르의 달러화 도입 결정은 세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97~98년 아시아를 휩쓸었던 금융위기와 향후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에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보 11일자 9면 보도 그는 아시아의 금융위기는 투자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초래됐다는데 이견이 없으나 이를 억제하고 완화하는 대책에 대해서는 서로 상반된 주장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금융공황상태에서는 「고통분담」차원에서 외국 투자자금의 회수를 강압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통제해야한다는 주장과 자국 통화가 안전하다는 것을 투자자들에게 확신시키는 방법이 그것이다. 과거 한국 원화나 인도네시아 루피아와 마찬가지로 에콰도르의 경우 수크레화 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후자에 해당한다. 달러화에 대한 자국 통화가치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달러화를 충분히 보유해 국가 전체의 통화공급을 지탱할 수 있도록 하는 통화위원회(CURRENCY BOARD)제도가 있다. 더 나아가 자국통화를 포기하고 달러화를 도입하는 달러통용제(DOLLARING)는 보다 극단적인 방안에 속한다. 크루그먼 교수는 홍콩이 통화위원회제도를 채택하고 있으나 금융위기 대상은 아니었고 말레이시아는 최악의 상황이 지난 뒤에 외환통제를 실시했기 때문에 아직도 금융위기 해결책에 대한 논란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칼럼의 요지. 에콰도르의 경우 아시아가 회복되기 시작하자 마자 위기국면에 빠졌고 달러화도입이 일종의 만병통치약처럼 취급되고 있다. 97년 초 아시아는 정부 재정수지가 균형을 이루거나 흑자를 유지하는 견조한 상태에서 금융위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에콰도르와는 차이가 난다. 최근 에콰도르의 통화가치하락은 정부의 파산으로 인해 국내 은행시스템의 붕괴를 더이상 구제하기 어렵다는 내부적인 파국 때문에 표출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콰도르의 경험은 향후 금융위기 예방에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에콰도르는 이미 지난해 9월 IMF의 권유에 따라 대외채무에 대한 지급을 일시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경기침체가 지속돼 실패로 막을 내렸다. 이제 에콰도르 정부는 수크레화 포기를 통해 통화에 대한 신뢰도를 회복시키려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콰도르 정부의 강력한 내부개혁이 뒤따를 경우 이같은 정책은 성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콰도르의 성공은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다른 국가의 달러통용제 도입을 가속화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고이는 달러통용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기게 될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칼럼의 결론으로 향후 10년내에 지난 94년 멕시코나 97년 아시아를 강타했던 것과 같은 또다른 대 금융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높다며 에콰도르의 달러화 도입 성공여부가 향후 금융위기에 대한 대비책과 관련해 많은 해답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기자LHJ303@SED.CO.KR

관련기사



이형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