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난해 다시 초저출산국으로 전락한 것은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기 어렵게 됐다. 노산 비중이 느는 추세인데다 미혼도 증가세인 탓이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출생 및 사망통계(잠정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를 낳은 산모의 연령은 5명 중 1명꼴로 35세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현재 35세 이상 산모가 전체 산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보다 1.5%포인트 올라 20.2%를 기록, 사상 최고치였다.
여성이 평생 낳을 아이의 숫자를 예상한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1.19명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노산의 상당 비중이 둘째아이라기보다는 첫째아이 출산일 것으로 보인다. 201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7명이다. 한국은 OECD 34개국 중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다. 이는 전반적으로 여성의 결혼연령이 올라가면서 생기는 현상이라는 게 통계 당국의 해석이다. 늦깎이 결혼을 하는 여성이 늘면서 2013년 현재 산모의 평균연령도 전년보다 0.22세 올라 31.84세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통계상 가장 높은 수준인데 매년 최고치를 갈아치울 정도로 노산은 멈추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첫째아이 출산은 22만4,700명으로 전년보다 9.7%나 감소했다. 둘째아이도 9.8% 줄어 16만5,900명에 그쳤다. 이는 198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셋째 이상 아이는 무려 10.5%나 줄어든 4만5,300명으로 집계됐다. 출생아 수는 세종시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줄었다.
출생을 미리 가늠할 수 있도록 하는 지표인 혼인 건수는 지난해 12월에 3만7,300건을 기록해 전년 동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그에 비해 이혼 건수는 같은 기간 12.4%(1,100건) 늘어 1만건에 이르렀다. 정호석 통계청 인구동향과 사무관은 "지난해가 비정상적으로 이혼 건수가 낮았던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통계 당국은 2012년 11월부터 협의이혼 당사자들이 이혼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자녀양육시 역할분담 등을 전문가로부터 의무적으로 상담 받아야 하는 '자녀양육안내 실시에 관한 지침'이 시행되면서 급감했던 이혼 건수가 시일이 지나면서 다시 과거 수준으로 돌아섰다고 보고 있다.
2013년 출생 여아 100명당 남아 수인 성비는 105.3명으로 전년보다 0.4명 감소했다.
한편 지난해 사망자는 26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700명(0.3%) 감소했다. 하루 평균 730명씩 사망한 셈이다. 1분58초마다 1명씩 운명한 것이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인 조사망률은 5.3명으로 전년 수준에 머물렀다. 조사망률은 2004~2009년 최저 수준인 5.0명에 고착돼 있다가 2010년 5.1명, 2012년 5.3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50대와 80세 이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사망자 수가 감소했다. 연령별 사망률(해당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도 0세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줄어들거나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90세 이상 연령층의 사망률이 194.8명으로 전년보다 13.6%나 줄었다.
사망률 성비는 1.2배로 남자 사망률이 여자 사망률보다 높았다. 특히 50대의 사망률 성비는 2.8배로 차이가 눈에 띄게 컸다. 한때 남아선호사상으로 심각하던 성비 불균형은 매년 개선되는 추세다. 특히 10년 전 140에 가깝던 셋째아 성비도 꾸준히 떨어져 108.1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