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2가구 15명 입양 ‘사랑의 동네’

“입양은 세상에 작은 빛을 던지는 소중한 일입니다.” 한 동네에 사는 12가정이 부모에게 버림받고 복지시설에 수용된 아이들을 속속 입양해 싸늘한 세밑을 따뜻하게 달구고 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랑의 동네`는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정왕동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이경원(44)목사는 2년전 태어난 지 한달도 안돼 미혼모에게 버려져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대한사회복지회에 맡겨진 은빈이를 입양했다. 당시 이 목사는 3남매를 두고 있어 입양을 망설였지만 은빈이를 본 순간 `이 아이를 내가 거두지 못하면 죄를 짓는 것`이라는 생각이 자신도 모르게 들어 은빈이를 입양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첫 입양을 결정한 뒤 이 목사는 교회 신자 2명을 설득, 3가정이 동시에 갓난 아이들을 입양해 한 가족이 됐다. 이후 이 목사는 성도들을 잇따라 설득, 지난해 5월 2가정이 입양을 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9가정이 어린 생명을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으로 끌어 안았다. 오는 18일에는 3가정이 아이들을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입양하기로 해 정왕동은 모두 12가정에서 15명의 입양아가 꿈을 키우는 사랑의 보금자리가 된다. 이 목사 역시 은빈이를 입양한 뒤 지난 9일 두달 된 은석이를 품에 안았다 . 이 목사는 “돈이 많아서 입양을 선택한 가정은 하나도 없어요. 다들 마음이 부자가 됐죠”라고 말했다. 12가정 모두 자신들이 낳은 친자식을 키우고 있으면서 생면부지의 아이를 사랑으로 입양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 목사는 입양을 `빛을 던지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부모에게 어렸을 때 버려진 아이들은 따뜻한 보살핌에서 소외되고 결국 다시 어둠에 빠져 헤어나올 수 없는 삶을 산다는 것. 이들을 입양한다면 어둠을 하나씩 거두게 되고 세상은 그만큼 밝아진다는 것이 이 목사를 비롯한 입양 가정들의 믿음이다. 입양아 중에는 입양됐다가 자해와 거식증 때문에 3번이나 파양된 뇌성마비 아이를 입양한 가정도 있는데 다른 입양가정과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아무 문제없이 잘키우고 있다고 이 목사는 소개했다. 이 목사는 “부모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고 짜증만 내던 둘째 아이가 은빈이를 입양하고 나서 사랑을 줄 수 있는 대상이 생겨나 따뜻함을 나눠주는 법을 배웠다”며 환하게 웃었다. <최수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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