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불황따른 패션의류업계 폐업사태 중견업체까지 확산

장기 불황을 견디지 못해 문을 닫는 패션 브랜드가 속출하고 있다. 21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하반기에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불황의 골이 깊어감에 따라 패션사업으로 잔뼈를 키워 온 중견 업체들이 부도사태에 직면하는 등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오조크와 크림 등의 여성복 브랜드를 운영해 온 코스닥 상장업체 화림모드가 최종부도를 맞아 업계에 충격을 던졌으며, 이에 앞서 아동복업체인 태승어패럴도 상반기중 일부 브랜드를 이랜드그룹에 매각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지난 8월에는 대표적 여성복 업체로 꼽히던 코스닥 등록업체 데코 역시 이랜드에 지분을 매각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수입 브랜드를 운영하는 대기업 계열 상사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며 “내년 상반기에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예측이 제시되고는 있지만 지금으로선 뚜렷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도 사업계획도 올해와 비슷한 실적을 목표로 잡는데 그칠 전망”이라며 “침체의 끝이 안 보이는 상황이어서, 올해 경기 호전을 예상했던 지난해 이맘때와는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고 토로했다. 다만 이어지는 브랜드 정리 움직임은 단순히 불황으로 여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기 보다 내년의 새출발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내년에 출시될 새 브랜드로 투자를 몰아주기 위해 기존의 비수익 브랜드를 정리하는 단계라는 것. 내년중 2개 브랜드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원 올 하반기를 끝으로 여성 캐주얼 브랜드 한 개를 정리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경우.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바짝 고삐를 조였던 기업들이 내년에는 신규 채용이나 투자를 늘리면서 내년엔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며 “불가피한 궁지에 몰렸다기 보다는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다지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재편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봄ㆍ여름 시즌에 신규 출시되는 브랜드 수가 올 하반기를 대폭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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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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