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전쟁과 전사/박원배 산업1부차장대우(기자의 눈)

「IMF체제」는 「무한경쟁」의 「경제전쟁」에서 패할 경우 얼마나 참담한 지경에 빠져들 수 있는지를 너무나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세계무역기구(WT0)체제가 출범하면서 정부, 기업, 언론이 앵무새처럼 되뇌인 무한경쟁의 패배자가 우리가 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패배」에 대한 국민들의 충격이 더 큰 지도 모른다. 우리가 처한 상황은 전세계 국가들에 경제전쟁에서 왜 이겨야 하는지, 그리고 이기기 위해 전의를 불태워야 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교과서가 될 것이다. 그러나 「IMF전쟁」은 끝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적」들의 본격적인 진군이 시작되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려야 할지아무도 모른다. 희생을 최소화하고 다시 패배하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 태어나야 하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 등 신흥개도국을 견제하기 위한 선진국들의 또다른 장벽인 WTO체제는 정부, 기업, 국민 등이 개별적으로 안이하게 대처하다가는 백전백패다. 패배자는 무자비하게 당한다. 이번에 우리는 발가벗긴 채 철저하게 유린당했다. 그리고 경제주체들은 이 전쟁의 패배에 책임을 느끼고 재무장해야 할 것이다. 전국토가 열강의 자본에 초토화돼 가는 지금도 『내 책임이 아니다』라고 발뺌하는 정치인들은 대오각성해야 한다. 백기를 들기 직전까지도 걱정말라고 외친 무능력한 관료들은 환골탈태해야 한다. 경영을 양적팽창으로 인식하고 WTO체제의 무한경쟁을 입으로만 외쳐온 기업들은 사고와 행동의 틀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이제 시작된 「IMF전쟁」에서 다시 패하지 않기 위해 경제주체들은 뭉쳐야 한다. 그리고 꼭 짚고,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전쟁의 최첨병에 있는 기업의 중요성이다. 이들은 군대와 마찬가지로 전투에 나서고 무기를 대신한 상품과 기술로 전쟁을 하고 있는 전사들이다. 이를 인정한다면 지금은 그들의 사기를 북돋워줘야 할 때지 「무장해제」를 논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이 논리는 「적」들의 심리전이며 노림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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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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