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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의 특명 "무조건 많이 넣어라"

13일 오후4시 쿠웨이트전

경기장 적응·컨디션 조절 완료

조 최약체 상대로 골폭격 기대… 1패 쿠웨이트도 한국전에 사활

김진수·차두리 풀백 살아나야 손흥민 등 좌우날개 공격 활발

한국영 등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쿠웨이트와의 아시안컵 2차전을 앞두고 11일 호주 캔버라 매켈러파크에서 몸을 풀고 있다. 오른쪽은 같은 장소에서 뒤이어 훈련하는 쿠웨이트 대표팀 모습. /=연합뉴스

한국영 등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쿠웨이트와의 아시안컵 2차전을 앞두고 11일 호주 캔버라 매켈러파크에서 몸을 풀고 있다. 오른쪽은 같은 장소에서 뒤이어 훈련하는 쿠웨이트 대표팀 모습. /=연합뉴스

첫 고비를 넘긴 한국 축구 대표팀이 쿠웨이트전 골 퍼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호주 아시안컵에서 55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대표팀은 13일 오후4시(이하 한국시각)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쿠웨이트와 A조 2차전을 치른다. 호주에 이어 A조에서 두 번째로 강한 팀인 오만에 1대0 신승을 거둔 한국은 경기장 적응도 끝냈고 조 최약체인 쿠웨이트를 만난 터라 시원한 다득점 경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예상했던 폭염 대신 폭우 속에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1차전을 치른 대표팀은 쿠웨이트와도 같은 경기장에서 만난다.


한국은 지난 10일 오만전에서 하마터면 비길 뻔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3위(한국은 69위) 오만이 '5백' 전술로 나온 데다 강한 비로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어려웠다고는 하지만 핑계가 될 수는 없다. 경기 막판 오만의 파상공세에 수비진은 뒷걸음질칠 뿐이었다.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꼼짝없이 1대1로 끝날 경기였다. 후반 추가시간(47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이 가까운 쪽 포스트에 있던 오만 선수의 머리를 스쳐 골문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슈팅이 워낙 빨랐고 골키퍼와 거리도 가까워 방어가 불가능해 보였으나 김진현은 동물적으로 손을 뻗었다. 김진현의 손에 맞아 굴절된 공은 크로스바 밑동을 때려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김진현은 "마지막에 막지 못하면 1대1로 비기는 상황이었다. 끝까지 집중해 무실점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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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전에서는 골키퍼에게 이 같은 부담을 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 공격수 조영철(카타르SC)은 전반 46분 구자철(마인츠)의 중거리 슈팅 때 상대 골키퍼 알리 알 합시의 손에 맞고 나온 공을 넘어지면서 밀어 넣어 한국에 오만전 선제 골을 안겼다. 하지만 조영철의 A매치 데뷔 골이 이날 한국 득점의 전부였다. 한국은 주장 기성용(스완지)의 지휘로 후반 내내 추가 골을 두드렸으나 소득 없는 공격만 계속된 탓인지 체력 저하가 빨리 찾아왔다. 결국 수비진의 압박은 헐거워졌고 오만의 저돌적인 공격에 종료 휘슬이 울리기까지 애를 먹었다.

쿠웨이트는 지난해 11월 걸프컵에서 오만에 0대5로 크게 졌던 팀이다. 한때 중동의 다크호스로 불렸으나 현재 FIFA랭킹은 125위까지 떨어졌다. 지난 9일 호주와의 개막전에서도 1대4로 졌다. 하지만 마음 놓고 주무를 수 있는 상대는 아니라는 평가다. 호주전에서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넣고도 내리 4골을 내줬지만 첫 골 뒤 잠그기 전술을 펼쳤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섣불리 맞불을 놓은 전술의 실책일 뿐 기본 전력은 갖춘 팀이라는 얘기다. 1차전 대패로 마음이 급해진 쿠웨이트는 한국전 승리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좌우 풀백이 활약해야 공격력도 살아난다. 오만전에서는 오른쪽 풀백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경기 초반 오른쪽 허벅지를 다쳐 차질이 빚어졌다. 왼쪽의 김진수(호펜하임), 오른쪽의 김창수가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측면 공격에 가담해야 좌우 날개 공격수인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의 공격 루트도 다양해질 수 있다. 오만전에서는 그게 안 됐다. 다행히 김창수와, 경기 중 오른쪽 정강이 부상을 입은 이청용은 단순 타박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에 골 득실에서 뒤져 조 2위인 한국은 쿠웨이트전이 다득점의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호주를 밀어내고 조 1위로 8강에 올라야 상대적으로 수월한 B조 2위와 만난다. B조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이 조 1위 강력 후보. 중국·북한·사우디아라비아 가운데 한 팀이 2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11일 "약체와의 대결에서는 8~9명이 수비진으로 내려온다. 밀집 수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침착하게 기다리며 상대가 허점을 보일 때를 노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의 밀집 수비 때 골이 일찍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조급해하지 말고 부담을 해소하는 게 가장 올바른 자세"라고 덧붙였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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