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재, 이렇게 키운다] 삼성전자, 산·학협정 ‘맞춤형’ 등용

실력따라 대우· '10만명 살릴 인재’ 키워<br>입사후에도 수시재교육·멘토링으로 관리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맞춤형 인재 육성에‘올인’ 하고 있다. 고된 교육과정을 마친 직원들이 모자를 하늘 높이 던지며 수 료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지난달 2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전자산업협회(EIA)가 주는 ‘기술혁신 리더상’을 수상한 후 서둘러 워싱턴 시내의 한 호텔로 자리를 옮겼다. 반도체 부문의 현지 박사급 인력채용을 위한 면접을 직접 주관하기 위해서다. 황 사장은 “해외출장을 갈 때마다 빼놓지 않고 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우수인재의 채용”이라며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 인적 네트워크 등에서 장점을 갖고 있는 해외인재와 국내 우수인력의 조화로운 운용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 나라의 기준으로 인재를 키우자. 경영진보다 더 많은 연봉을 확보할 수 있는 인재들을 확보하라”고 늘 강조해 온 이건희 삼성회장의 인재경영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핵심인재 한 사람을 영입하기 위해 10시간짜리 면접을 볼 정도로 심혈을 기울이는 이 회장의 의지가 ‘10만명을 먹여 살리는 천재’를 만들어 내고 있는 셈이다. 일본의 종합경제 주간지인 ‘동양경제’는 최근 ‘약진하는 한류경영의 수수께끼를 풀다’라는 제목의 특집기사에서 삼성전자의 성공비결을 ‘인재에 대한 끊임 없는 투자’로 꼽았다. 실력을 기준으로 차별화 된 대우, 국제화를 위한 삼성특유의 지역전문가 제도,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투자 등이 오늘날 삼성의 성공신화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인재양성은 예비 신입사원인 학생들에 대한 투자부터 시작된다. ‘맞춤형 인재’의 확보를 위해 지난 2000년부터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과 산학협동 약정을 맺고 석ㆍ박사 과정 등을 공동으로 운영해 온데 이어 내년부터는 아예 성균관대와 KAIST에 ‘반도체 학과’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89년 사내 기술대학으로 출발해 정규대학 승인까지 받은 삼성전자 반도체공과대학은 올 졸업식에서 박사 3명을 배출하는 등 맞춤인재 양성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요 경영진들은 아울러 국내외 주요 대학에서의 강의와 채용설명회 등을 통해 인재들이 삼성을 선호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삼성전자에 입사하는 새내기들은 ‘논산훈련소’란 별칭에 걸맞는 4주간의 타이트한 교육을 통해 ‘삼성맨’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좋은 대우’를 받는 삼성맨이 된 이후에도 직원들은 ▦리더십 개발센터 ▦글로벌마케팅 연구소▦첨단기술 연수소 등의 인재양성 프로그램 참가는 물론 수시로 재교육을 받으면서 끊임 없이 자기 계발에 나서야 생존할 수 있다. ‘지역전문가’라는 이름의 삼성만의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도 삼성이 인재양성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사례로 꼽힌다. 삼성의 지역전문가들은 매년 전세계를 누비면서 다양한 현지인들을 만나 ‘삼성’을 알리면서 자신과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확보한 인재에 대한 관리도 ‘삼성’답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외국인 핵심인재 여러명에 대해 자신이 직접 멘토(Mentoㆍ후견인)를 맡아 아무리 바빠도 한 두달에 한번은 이들과 식사를 하면서 어려운 점을 듣고 고충을 덜어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인재관리를 보면 국내외에서 확보한 우수한 핵심인재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도록 철저하고 세심한 노력을 읽을 수 있다”며 “이렇게 키워진 인재들이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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