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드 파노라마] 미 신용카드사 소기업공략 나섰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비자 등 세계적인 신용카드 회사들이 소기업간 자금결제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적극 확장하고 나섰다.지금까지 신용카드는 주로 개인들의 물품 구입이나 여행, 오락 등에 사용돼 왔으나 최근 개인용 신용카드 보급이 정체상태를 보이자 소기업간 거래시장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NFO 월드와이어사의 리서치기관인 PSI 글로벌이 지난 3월 900개의 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소기업의 비중은 지난해 37%에서 올해 49%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카드사별 소기업 이용 비중은 비자가 지난해 11%에서 올해 20%로 두배 가량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마스터카드도 전체 결제금액 가운데 소기업들의 비중이 올해 각각 22%, 13%에 달할 전망이다. 카드사 가운데 소기업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곳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지난달 기업용 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100만명 이상의 고객에게 중간재나 원자재를 구입할 때 신용카드를 적극 사용토록 권고했다. 이와함께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한 5만5,000개 이상의 도매상 명단도 함께 전달했다. 경쟁사인 비자와 마스터 카드도 최근 자신들의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한 도매상과 중간 유통업자들을 늘리는 등 소기업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카드사들은 리스크를 우려해 기업간 거래 결제에 신용카드 사용을 억제해 왔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경우 카드 사용후 30일 이내에 결제해야하는 신용카드를 이용, 중간재 등을 구입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등 소기업들의 카드 사용을 원천적으로 봉쇄해 왔다. 그러나 최근 주 수익원인 개인용 신용카드 부분이 정체상태를 보임에 따라 상대적으로 대기업에 비해 거래 규모와 리스크가 적은 소기업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적극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비자의 브루노 페놀트 수석부사장은 10일 『소기업들이 고객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일반 개인고객에 비해 거래대금이 2배 이상이고 부도율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의 소기업용 카드회사 중 하나인 US 뱅코프에 따르면 소기업의 연간 카드 사용액은 1만1,000달러 이상으로 개인고객의 연간 사용액 5,000달러에 비해 두배 이상이다. 금융전문지인 닐슨 레포트의 데이비드 로버트슨 사장은 『소기업용 신용카드의 부실거래가 절대적 액수로는 일반고객보다 크지만, 거래 규모를 감안할 때 이들의 상대적인 수익률은 오히려 높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기업 입장에서는 신용카드로 거래할 경우 기업간 거래에 필요한 각종 구비서류를 작성할 필요가 없어 도리어 최근 카드이용을 크게 늘리는 추세다. 브라우디 프린팅사의 허버트 말레트 사장은 『그동안 물품 구입을 위해 40장이상의 수표를 발행해 왔으나 이제는 신용카드 한장에 사인만 하면 된다』며 『신용카드 사용으로 업무가 크게 단순화됐다』고 말했다. 한편 카드사들은 소기업 고객 유치를 위해 연간 회원료를 면제하거나 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지난 4월 소기업에게 연간 회원료를 면제해 주는 제도를 도입했고 마스터 카드도 비행기 마일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보상프로그램을 내놓았다. 또 비자는 카드 고객에게 기술자문과 법률자문 등에 응해 주는 소기업용 백금카드를 새로 선보였다. /이형주 기자 LHJ30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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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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