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불붙는 현대상선 벌크선사업 인수전

SK해운 이어 대한해운도 FI와 손잡고 참여 가능성 커


SK해운에 이어 대한해운(005880)도 현대상선(011200) 벌크선 전용사업 부문(벌크사업부) 인수를 추진한다.

1일 투자은행(IB)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현대상선 벌크사업부 인수 적격 예비후보로 선정된 재무적투자자(FI) 가운데 한 곳과 현대상선 벌크사업부 인수전 참여를 협의하고 있다. 이번 인수전 참여자격이 FI로 제한돼 있는 만큼 대한해운은 이달 말 본입찰 때 전략적투자자(SI) 형태로 FI와 손잡고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그룹과 매각 주간사인 라자드코리아는 최근 IMM PE·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5곳을 인수 적격후보자로 선정했으며 현재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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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해운이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은 외형을 확대하기에 적합한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체적인 재무구조도 안정된 상태이고 발틱운임지수(BDI)도 바닥 수준이기 때문에 덩치를 키우기에는 지금이 절호의 시기라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해운은 현대상선 벌크사업부의 화주(貨主)인 한국전력·포스코 등과 이미 장기운송 계약을 맺고 있어 이번 매각의 최대 관건으로 떠오른 화주 동의를 받기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 벌크사업부의 시장 가격은 5,000억~6,000억원 수준이다. 인수자가 부채 일부를 떠안는 구조일 경우 실제 인수 자금은 3,000억~4,000억원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IMM PE는 현대상선 LNG사업부를 9,000억원에 인수했지만 부채 5,000억원을 제외해 실제로 투입한 자금은 4,000억원에 불과했다.

해운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대한해운은 지난해 말 팬오션 인수 때도 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막판에 인수 가격이 높아지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하지만 현재 현대상선 벌크선 전용사업 부문의 시장 가격을 감안하면 충분히 인수를 시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IB업계는 대한해운의 자금 동원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해운은 국내 2위의 벌크선사지만 2011년 벌크선 운임 하락에 따른 손실 누적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빌렸던 고가의 용선료를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후 자산매각과 인력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2013년 9월 삼라마이다스(SM)그룹에 2,150억원에 팔렸다. 법정관리 신청 직전 5,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내며 악화됐던 재무구조는 지난해 1·4분기 이후 지난해 말까지 8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상당 부분 개선됐다. 매출의 80%가 포스코·한국가스공사·한국전력 등과 맺은 장기운송계약에서 발생하고 있어 안정적인 이익창출 구조를 갖고 있다. 매년 영업을 통해 창출하는 현금흐름(EBITDA)이 2,000억원에 달해 연간 600억~800억원 수준의 이자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이번 인수전에 참여할 만한 실탄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게 IB업계의 평가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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