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젊은 세대들은 5~60대 어른들을 `삶을 즐길 줄 모르는 고리타분한 세대`로 치부하기 일쑤다. 그러나 그들이 오늘날의 풍요로운 삶을 즐길 수 있기까지 가장 큰 공을 세운 이들은 바로 5~60대 세대다. 일제 강점기 혹은 해방 직후 태어나 6ㆍ25 전쟁과 4ㆍ19 혁명, 5ㆍ16 군사정변을 몸으로 겪으면서 뒤돌아볼 틈 없이 일에만 매진했다. 당시 정치 지도자들의 공과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당시를 살아왔던 세대들이 경제발전에 세운 공을 부인할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책의 저자 또한 6~70년대를 거친 우리의 `아버지 세대`이다. 인천제철(현 INI스틸) 사장과 대한알루미늄 사장을 거친 필자의 기록은 그 시절을 관통한 세대들이 그렇듯, 한국 경제 발전사의 기록이자 역사이다.
저자는 대학 졸업 후 계리사(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한 섬유회사의 간부사원으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저자의 사회생활이 결코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 또한 단칸방 셋집에서 철제 캐비닛과 사과상자 만한 찬장으로 신혼시절을 버텨나갔다. 협력업체들의 부도나 수출부장, 영업부장으로 일하면서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는 일들은 하나하나가 모두 넘기 어려운 난관들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분명한 권한행사와 책임지는 자세가 리더십의 요체”라고 말한다. 그가 사장으로 재임했을 당시 동종업계에서 최초로 1조원의 매출액을 돌파한 점은 이러한 면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경영위기에 빠진 대한알루미늄을 3년만에 경영정상화의 토대에 올려놓은 점 또한 행동으로 평가받을 부분이다.
<이상훈기자 fla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