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동부저축은행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한국 저축은행 산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태국국립저축은행 임직원 79명이 방문했던 것.
동부저축은행은 2003년 세계저축은행협회(WSBI) 정회원으로 가입한 이래 유럽 및 동남아 저축은행과 업무제휴를 체결해 직원연수, 벤치마킹, 컨설팅 등 협력관계를 확대해 온 바 있다. 이번 태국국립저축은행의 방문도 그 일환이었다.
이처럼 동부저축은행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래 업계에서 유일하게 '글로벌화'를 꿈꾸고 있는 튼실한 토종 서민금융기관이다.
그 중심에는 김하중(사진) 동부저축은행 대표가 있다. 김 대표는 사석에서 "저축은행도 동남아에 진출해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건넨다.
동부저축은행은 WSBI 정회원 가입을 시작으로 유럽선진저축은행 방문 조사, 세미나, 외국인 경영고문 영입 등 체계적인 준비를 해온 바 있다.
지난 2005년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저축은행과 아시아 최초로 파트너뱅크 업무제휴를 맺으면서 일찌감치 실질적 비즈니스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아울러 필리핀우편저축은행(2007년), 스리랑카 국립저축은행(2009년), 태국 정부저축은행(2010년), 인도네시아 국립저축은행(2010년)과 포괄적 업무제휴를 연이어 체결해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을 지향하는 동부저축은행의 자신감은 1972년 설립 이래 쌓아왔던 고객서비스와 업계를 리드하는 시스템경영에서 나온다.
동부저축은행은 금융사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객의 니즈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고객전담제를 실시하고, 고객관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등 충성도 높은 고객을 유지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또 △BSC 성과관리 △성과주의 인시관리 △관리회계시스템 △통합 EP(Enterprise Portal) 등 선진 경영시스템을 일찌감치 도입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독단적인 판단으로 인한 의사결정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제도·시스템이 현재의 동부저축은행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동부저축은행은 리스크관리위원회, 여신심사위원회, IT운영위원회 등 전문성을 지닌 독립회의체를 통해 내부 조직 간 견제·균형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왔다.
김 대표의 이 같은 경영스타일 덕분일까. 동부저축은행 44년 역사는 여전히 미래를 보고 있다.
2014년 회계연도 반기(2014년7~12월) 자산은 1조1,205억원으로 여전히 업계 10위권을 기록하고 있으며, 시장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년 동기(6,096억원) 대비 약 10% 가량 여신을 끌어올린 6,652억원을 기록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5.26%로 업계 평균치를 웃돌며, 예대비율도 73.92%, 유동성비율은 113.22%로 안정적이다.
특히 최근 들어 부쩍 수익성이 좋아진 점이 눈에 띈다.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0.83%, 6.80%로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김 대표는 업계의 맏형으로 저축은행의 살아있는 전설"이라면서 "KB금융그룹과 같은 대형 금융회사에서도 저축은행 인수 당시 벤치마킹할 정도로 업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