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남북 담배합작, 경협확대 계기로

남북간에 담배합작사업이 결실을 봐 이달 말께 남북에서 동시 시판되게 됐다는 것은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담배는 마음을 주고받는 정서상품이다. 남북간에 마음의 벽을 허무는 데 담배야 말로 안성맞춤의 상품이다. 지난 98년9월 한국담배인삼공사와 북한 광명성총회사 간에 「남북한 담배협력사업합의서」가 체결된후 1년반만의 성과이다. 「한마음」이란 브랜드네임도 남북간의 화합을 상징하는 것이어서 마음에 든다. 북한산 담배는 품질면에서 조악한 편이거니와 브랜드도 「영광」이니 「승리」니하며 정치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들 뿐이었다. 연간 1억갑(20억개비)을 생산해 남한에서 8,000만갑, 북한에서 2,000만갑을 판매키로 했다니 물량면에서도 적지 않다. 북한에서 2,000만갑이면 흡연인구 1인당 한갑씩 돌아가는 양이다. 그동안 남북간에는 기관차에서 자동차 봉재품 금강산관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합작사업이 추진돼 왔다. 이들 합작사업은 북한에서 토지와 노동력을 대고 남쪽에서 기술과 자본을 대는 식의 임가공이 주종이었다. 이번 담배합작사업은 기술적으론 북한의 용성담배공장을 사용하고, 재료적으론 북한산 잎담배를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진일보한 합작사업이다. 값싼 노동력만 제공한다는 임가공 형태의 합작에 비해 북한이 자존심도 살리고 실리를 취할 수 있는 합작형태인 것이다. 이번이 처음인 남북 동시 시판도 의미있는 일이다. 물론 북한의 용성담배공장에 남측의 권련기나 포장기 등의 제조설비가 제공되지만 북한의 기존설비를 활용하는 데다 99년산 북한의 잎담배 1,000만톤을 반입해 남쪽에서 가공함으로써 북한의 영농가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북한주민들에게 보다 나은 품질의 담배를 제공한다는 것은 부수적인 효과이다. 남북간에 담배 한개비를 나누어 피우는 마음이 신뢰와 화해의 길을 여는 출발점이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남북 경협이 기호품에서 생필품 및 중화학제품 쪽으로 질·양에서 더욱 심화·발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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