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해외증시에 투자해볼까] 국내시장은 답답… 경기회복세 미국·중국·일본 증시 매력

1분기 해외주식 직접투자 40%나 증가<br>美는 건강주·中은 도시화 정책주 유망<br>브라질 등 신흥국 국채도 꾸준한 인기




국내 주식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미국ㆍ중국ㆍ일본 등 새해 들어 크게 오른 해외 증시는 물론 작년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라질 국채를 포함, 신흥국 국채 상품이 쏟아지면서 부진한 국내 시장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직접 투자는 58억 8,0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40%나 증가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ㆍ일본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1ㆍ4분기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는 12억 3,8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195%나 증가했다. 재정절벽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용 상황이 개선되고 주택 시장이 살아나는 등 경기회복세가 완연하기 때문이다.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도 300만달러에 달해 전분기 대비 50% 늘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데다가 전달에 출범한 시진핑 지도부가 경기부양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의 엔저 기조로 증시가 크게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금융투자업계에는 향후 해외 증시 전망도 밝게 보고 있다. 이용훈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영업팀 팀장은 "저금리와 디커플링 기조가 계속돼 해외주식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실업률을 6%대로 낮출 때까지 양적완화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고, 4일 일본 중앙은행(BOJ)가 국채매입 확대를 선언해 앞으로도 글로벌 자금이 미국과 일본 등의 시장으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들 시장의 매력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특히 미국에서 투자할 수 있는 유망종목으로 바이오ㆍ제약ㆍ헬스케어 등 건강관련주를 꼽았다. 이들 종목은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와 각국 의료 정책의 수혜가 예상된다.


이 팀장은 다만 "중소형 업체들은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화이자나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기술력과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세계 최대 제약업체인 화이자는 신흥시장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작년 4ㆍ4분기 당기순이익이 6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0%나 증가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도 안정적인 실적으로 작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주가가 15%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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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새 지도부 출범으로 도시화 정책과 강력한 내수 부양책이 예상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팀장은 "중국의 경우 홍콩 H주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중국은 전 종목에 걸쳐 시장의 기대가 큰데 특히 도시화 정책 관련주인 금융ㆍ건설ㆍ철도 등의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증시에 대해서는 시장의 전망이 엇갈린다. 4일 BOJ가 시장 예상보다 강력한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아 당분간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엔저 효과가 증시에 충분히 반영되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성제 리딩투자증권 글로벌팀 과장은 "아베노믹스로 그 동안 니케이지수가 50% 정도 상승했다"며 "투자자들이 도요타ㆍ도시바 등 엔저 효과를 본 수출주에 많이 투자를 했지만 엔화 약세에 따른 증시 모멘텀이 이미 충분히 반영됐다는 지적도 있어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고금리와 비과세 등의 매력을 지닌 해외 채권도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다. 작년 중순부터 브라질 채권을 판매한 신한금융투자는 작년 한 해 동안 총 239억원의 브라질 국채를 팔았으나, 올해 1ㆍ4분기에는 1,636억원어치나 팔았다. 우리투자증권도 지난 1월 브라질 국채 판매액이 332억원이었으나 지난 3월에는 771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다. 삼성증권ㆍ미래에섯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의 브라질 국채 판매도 계속 증가했다.

해외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증권사들도 신흥국을 중심으로 해외 채권 중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해외 채권 중개 서비스에 멕시코ㆍ호주ㆍ러시아ㆍ말레이시아ㆍ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을 추가했다. 신재명 신한금융투자 채권ㆍ통화ㆍ상품(FICC) 본부장은 "여러 지역과 통화에 분산 투자함으로써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2월부터 멕시코 채권을 판매하고 있으며, KDB대우증권은 1월부터 터키 국채 판매를 시작했다. 신흥국 국채의 경우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 후반 정도인 한국에 비해 4~10% 정도의 고금리 유지하고 있어 투자에 매력적이다. 또 향후 경제 성장으로 국채 가격이 오를 경우 시세차익도 가능하며, 브라질과 같이 절세혜택이 있는 국채를 선택하면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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