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선업계 선종특화 바람

◎기술안정·가격저렴 차별화… 일·유럽도 적극적/대우­초대형 유조선/삼성­해양구조물/한진­컨테이너선/한라­화학품 운반선「전략선종을 확보하라.」 세계적인 조선업체들이 21세기 무한경쟁시대를 앞두고 조선소마다 간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전략선종을 채택,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중공업은 올들어 초대형유조선 10척을 수주, 이 선종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는 다른 조선소들이 적자라고 주장하는 가격(8천2백만달러 내외)에서도 충분한 이익을 내고 있다. 연속건조에 따른 노하우 축적과 안정적인 기술인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우는 또 지난달 리비아 국영해운사인 GNMTC사로부터 7백10인승급 대형카페리 1척을 4천5백만달러에 수주, 「선박의 꽃」인 호화여객선 건조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우는 앞으로 여객선 영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해양구조물을 전략선종으로 내세워 이 부문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0, 11월에 각각 미국의 코노코사와 노르웨이 스타트오일사로부터 각 2억3천만달러와 1억달러의 드릴쉽(원유채취선) 2척을 수주한데 이어 호주의 우드사이드사로부터 FPSO(부유식 원유시추·운반선) 1척을 9천만달러에 수주했다. 또 최근 미국의 R&B 드릴쉽을 1억5천만달러에 추가로 수주하는데 성공, 정식계약을 앞두고 있다. 삼성은 고부가가치인 드릴쉽과 FPSO 등 해양구조물 수주를 늘려 사업구조를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한진중공업은 그룹사인 한진해운으로부터 지난 91년 이후 무려 39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건조했다. 한진중공업은 이같은 시리즈 건조로 세계적인 컨테이너건조 조선소로 도약했으며 최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컨테이너선 수주를 높인다는 생각이다. 한라중공업은 4만톤급 화학제품운반선 부문에서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수십척에 이르는 연속건조로 가장 경쟁력있는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에 입찰에 한라가 참여하면 다른 조선소들은 슬그머니 꼬리를 뺀다. 이 선종에서 한라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라는데 이의를 다는 조선소는 없다. 한라는 올들어서만 이 선종을 7척이나 수주했다. 일본도 선종특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형 유조선은 미쓰비시, 히타치조선, 4만톤급 벌크선은 오오시마조선소, 4만∼7만톤급 중소형 벌크선은 이마바리조선소, 대형 벌크선은 NKK, LNG(액화천연가스)선은 미쓰비시, 가와사키, 미쓰이 등이 간판조선소로 인식되어 있다.각 조선소들은 전략선종에 대해서는 선표짜기, 도크배정 등에서 우선권을 주면서 적극적인 수주에 나서고 있다. 유럽조선의 전략선종은 호화유람선이다. 경쟁력 약화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무더기 도산이 전망되고 있지만 크베너 마사(핀란드), 핀칸티에리(이탈리아) 등은 호화유람선 부문에서 여전히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50년대에 일본에 정상을 내주고 80년대에 한국에 2위마져 빼앗겼지만 마지막 자존심으로 호화유람선만은 지킨다는 각오다. 내부 인테리어 등에서 크게 앞서고 있어 상당기간 한국이나 일본의 추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세계조선업계의 선종특화 경향은 특정 선박을 연속적으로 건조, 다른 조선소와의 차별화를 이루고 이를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앞으로 특화바람이 더욱 거세게 불 전망이다.<채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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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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