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론스타에 또 5,000억 바칠 판

'변양호 신드롬'에 갇힌 당국<br>외환은행 인수승인 미룬 사이<br>사상최대 규모 중간 배당<br>총 1조7,000억 챙기는 셈<br>정책표류가 국부유출 불러


금융당국의 정책표류가 결국 막대한 국부유출을 다시 한번 초래하게 됐다. 사후책임이 두려워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차일피일 미룬 이른바 ‘변양호 신드롬’이 기승을 부린 사이 론스타는 또다시 최대 5,000억원에 이르는 배당금을 추가로 챙기기로 한 것이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 대주주 론스타는 7월1일 이사회를 열어 주당 1,000원에서 최대 1,500억원, 전체 배당금으로 따지면 3,300억원에서 최대 5,000억원에 이르는 ‘중간배당’을 결의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지난 13일 임시 이사회에서 6월 말 기준으로 주주명부를 폐쇄하기로 해 론스타를 비롯한 외환은행 주주들은 중간배당을 받을 권리를 갖게 됐다. 외환은행의 1ㆍ4분기 순이익은 1,986억원에 그쳤지만 2ㆍ4분기에는 현대건설 매각자금이 유입돼 올 상반기 순이익은 1조2,000억~1조4,000억원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이후 받아간 배당액은 총 1조2,129억원으로 이번에 최대 5,000억원을 추가로 챙기면 모두 1조7,000억원이 넘는 돈을 가져가게 된다. 여기에 외환은행 보유지분 매각대금을 포함하면 2조9,000억원대를 회수하게 된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에 투자한 돈의 144%에 달하는 돈을 빼내게 된 셈이다. 론스타의 배당은 하나금융과의 외환은행 매매계약 연장 협상이 여전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현금을 미리 회수하려는 전략이다. 하나금융과의 매각계약 유효기간이 5월24일로 만료돼 2ㆍ4분기부터는 하나금융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특히 2ㆍ4분기 결산 이사회가 통상 8월 초에 열리는데 결산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분기배당을 결의하기로 한 것은 속전속결로 이익잉여금을 회수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의 배당규모에 따라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계약연장 협의에서 가격인하를 요구할 방침이다. 론스타가 고액의 배당을 받으면 외환은행의 기업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가격하락 요인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면피가 결국 론스타에 고액배당을 챙겨주게 됐다”며 “하나금융이 인수가격에 이 부분을 반영하겠다고는 하지만 계약연장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