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A클래스」 「스마트」 제네바모터쇼 선봬/BMW영로버인수… 「ACV30미니형」 등 출시고급차의 대명사인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소형차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달 열린 제네바 모터쇼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내놓은 「A클래스」와 앞으로 개발 예정인 컨셉트카인 「스마트」카를 내놓고 대대적인 선전행사를 벌였다. 이에 뒤질세라 BMW도 지난 94년 인수한 영국 자회사인 로버의 브랜드로 내놓은 「스피리추얼」과 컨셉트카인 「ACV30 미니형」 등 자사의 소형차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이들은 벤츠와 BMW 자동차가 그동안 표방해온 크고 값비싼 고급차와 전혀 다른 중저가 소형차로서 앞으로 수년동안 뿐만 아니라 다음세기의 양사의 생산·마케팅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동안 양사는 고급차 시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호황을 누려왔다. 전반적인 자동차불황에도 불구, 양사의 이익은 항상 유럽최고수준으로 유럽자동차 업계를 선도했다.
양사는 고령층과 선진국의 중상층이상을 타깃으로 하는 고급차 시장은 자체로서도 한계가 있으며 포드의 자회사인 재규어와 폴크스바겐의 아우디, 도요타의 렉서스등의 공략으로 더이상 뻗어나갈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여기다 여러가지 사회보장등으로 세계 최고의 임금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비용구조를 고려할 때 새로운 시장으로의 이동이 필수적이라고 양사는 분석했다. 벤츠와 BMW가 시장 확대를 위한 대안으로 선택한 것은 90년대 들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급속한 성장을 하고 있는 소형차시장.
우선 BMW는 지난 94년 8억파운드(미화 12억7천만달러)인수한 영국의 자동차 회사 로버를 통해 소형차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로버인수로 소형차에 필수적인 전륜구동, 소형 클러치 등의 기술 노하우를 얻을수 있게 됐으며 로버와 BMW 브랜드를 공존시킴으로 해서 BMW는 중대형 고급차, 로버는 소형차 시장에 전념할수 있는 사업구조를 완결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한때는 로버인수를 검토했다. 그러나 벤츠는 아예 자체 모델인 A클래스를 직접 개발했으며 스위스의 SMH와 공동으로 2인승 초소형 자동차인 스마트를 개발, 내년에 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벤츠는 앞으로 수년안에 소형차분야에서 유럽 2위 업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특히 A클래스등은 아시아 시장에서 크게 호조를 보일 것으로 벤츠측은 기대하고 있다.
물론 양사의 소형차 시장 공략에 대해 섣불리 성공여부를 판단할수는 없다. 실제 소형차시장에서 전통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업체와 한국, 미국의 빅3 유럽업체들이 잇따라 새로운 차종을 내놓는등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고급, 대형차로서 명성을 쌓아온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소형차 진출은 세계 자동차 업계 판도변화를 불러 일으킬 것은 확실해 보인다.<온종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