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의 사설] 러시아, IMF 지원보다 자구노력필요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22-23일자국제통화기금(IMF)의 새로운 협상팀이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러시아 정부가 요구한 대로 새로운 구제금융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러시아 경제를 진단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모든 문제들은 더욱 악화되고 이를 고치기 위한 정치권의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 당선 이후 15차례나 입원했던 옐친 대통령은 올들어 아직 크렘린궁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프리마코프 총리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지만 재벌들과 공산주의자들에게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외채 조정을 위한 지루한 협상이 계속되는 동안 지난해 8월 달러당 6루블이던 환율은 지금 23루블로 떨어졌다. IMF 협상팀은 러시아를 지원하고픈 유혹을 느낄 수도 있다. 러시아 정부의 미하일 자도르노프 부총리는 IMF가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의 정치권과 경제상황을 본다면 서방이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다. 서방의 충고에 귀기울이려는 노력은 거의 사라져버렸다. 루블화 폭락 직전, 세수를 확충하라는 IMF의 충고는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러시아 관료들은 IMF 지원을 바라면서 단지 시늉만 했을 뿐이다. 사실상 디폴트 상태인 러시아는 서방 채권단이 IMF에 압력을 넣어 자신을 도와주기를 바라고 있고 유로 채권시장에 다시 접근하기를 바란다. IMF가 서방 채권자들을 지원하려 한다면 굳이 러시아를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없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서방 채권자들에 바로 지원하는 것이다. 또다른 단체들이 인도적 차원의 원조를 하게 될 것이고 서방의 기업인들은 은행과 에너지 산업에 대해 유용한 조언도 해주게 될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인들만이 러시아를 구할 수 있다. IMF의 도움은 단지 러시아 위기 촉발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 재벌과 정치인들을 살찌우는데 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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