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5대 국회 첫 국감 오늘 종료… 뭘 남겼나

◎정책대안 제시 노력 돋보였다/고속철 등 국책사업 재검토 성과 올려/지역구 숙원사업 민원성 질의는 여전18일로 15대 국회 첫국감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이번 국감은 과거에 비해 「폭로성 한건주의」나 「일회성 인기발언」보다는 나름대로 전문성을 살려 정책대안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강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많은 의원들은 또 현장답사와 여론조사, 전문가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심도있는 정책질의를 펼쳐 수감기관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정치권의 대폭적인 물갈이로 기대를 모았던 이번 국감도 그동안 타성에 젖어 「부실감사」에 그쳤다는 지적도 만만치않다. 상당수 의원들은 아직도 충실한 질의 내용을 바탕으로하는 질책보다는 호통을 치면서 수감기관장의 승복을 강요하거나 자신의 숙원지역사업을 위해 민원성 질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구습을 벗어나지 못한 사례가 적지않았다. 하지만 대부분 여야의원들은 위기국면을 초래한 경제정책의 실정책임과 국토방위의 허술로 인한 무장공비 침투사건, 정치논리에 밀려 졸속으로 추진되고있는 경부고속철도와 신공항, 신항만 등 주요 국책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에따라 경부고속철도 등 일부 국책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신중히 고려해야한다는 여론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재경위소속 야당의원들은 또 정부가 적극 추진중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기가입에 따른 문제점을 조목조목 제기하면서 강력히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일부 재경위 여당의원들도 OECD 조기가입으로 인한 우리경제의 악영향을 내세워 OECD 가입이후 후속조치를 취하는데 만전을 기하도록 촉구했다. 이번 국감에서는 재경원을 비롯해 실세기관들의 부산·경남지역인사들에 의한 주요보직 독점현상들에 대해서도 질타가 두드러졌다. 이번 국감을 통해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재경위소속 국민회의 정세균 정한용 김민석 이상수 4명 의원의 충실한 「팀플레이」. 이들은 공동으로 국감준비와 국감활동을 통해 OECD가입문제는 물론 위기경제를 막지못한 정부의 경제정책을 호되게 질타했으며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해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적지않은 의원들은 여러번 나온 사안을 다시 거론하면서 질문만 하고 답변에 소홀한 구태를 재연하기도 했다. 지난 88년 부활이후 9번째 실시된 이번 국감은 불과 20일 동안에 무려 3백개 이상 기관을 감사해야하는 비효율적인 제도때문에 원천적으로 부실감사를 피할수 없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감시작 직전에 북한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발생, 여야 「안보영수회담」으로 이어져 국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떨어졌으며 이같은 안보정국이 야당의 목소리를 상대적으로 낮추게 했다는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번 국감은 정부정책에 대한 질책과 함께 건설적인 대안 제시에 노력하고있는 새로운 국감상을 보여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지만 여전히 민원성 질의에 그친 「부실감사」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황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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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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