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워크아웃 건설사 고향서 재기 나선다

동일토건 천안으로… 월드건설은 대구로…<br>해당지역 사정 밝고 인지도도 높아 강점<br>아파트 분양 재개


"아무래도 고향이 편하죠. 서울보다 인지도 면에서도 유리하고 아직도 예전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장점입니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건설사들이 자사의 연고지에서 주택사업을 재개하며 부활을 꿈꾸고 있다. 지역에서 사세를 키운 뒤 수도권으로 진출한 만큼 회사가 재기할 기회도 연고지에서 잡겠다는 전략이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일토건은 다음달 초 충남 천안 용곡동에서 '천안 용곡2차 동일하이빌' 592가구를 분양한다. 대규모 미분양 아파트 발생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져 2010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동일토건이 아파트 분양사업을 재개한 것은 2008년 이후 4년 만이다. 1989년 동일물산으로 출발한 동일토건은 2001년 천안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충남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활발하게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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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본거지로 하는 월드건설 역시 2007년 울산 분양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던 주택사업을 다음달 대구에서 재개하기로 했다. 월드건설은 대구 월배지구 5블록에서 대림산업과 함께 1,000가구 규모의 아파트단지를 함께 시공할 예정이다. 1983년 대구에서 설립된 월드건설은 청구ㆍ우방 등과 함께 대구ㆍ경북 지역의 대표 건설사로 명성을 쌓았다. 이후 수도권으로 진출해 '월드메르디앙'이라는 브랜드로 승승장구하다 주택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2009년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했다. 월드건설은 주택경기가 악화되자 전략적으로 경기도로 연고지를 옮기기도 했지만 임직원의 상당수가 여전히 대구 지역 출신으로 구성돼 있고 관계사인 월드산업개발의 본사는 여전히 대구에 있다.

전남 광주가 연고지인 금호건설도 5월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전북 익산에서 260가구 규모의 '익산 금호 어울림'을 분양해 1순위에서 전 주택형을 모두 마감하는 성공을 거뒀다. 광주가 연고지인 금호건설이 호남권에서 아파트 분양을 재개한 것은 2008년 광주 상무지구에서 고급아파트 '갤러리 303'을 공급한 후 4년 만이다.

이처럼 워크아웃 건설사들이 연고지에서 사업을 재개하는 것은 해당지역 사정에 밝아 분양사업을 펼치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월드건설의 한 관계자는 "지역마다 다른 주민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서는 사업에 성공할 수 없다"며 "연고지인 대구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어 분양이 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향토기업으로서 타 건설사보다 지역 주민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연고지에서 아파트를 다수 공급해 그만큼 브랜드가 많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분양업체의 한 관계자는 "호남 지역에서는 삼성물산보다 금호건설이 더 유명하다"면서 "분양 마케팅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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