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1월 22일] 오자와 파괴

지난 1989년 자민당 간사장 취임 후 20년 만에 다시 여당 간사장 자리에 오른 오자와 이치로는 지난해 8월 선거에서 민주당 압승을 이끌어냄으로써 '자민당 파괴'라는 일생의 정치적 소망을 이뤄냈다. 창당과 파괴의 중심에 늘 함께하며 일명 '선거의 신'으로 불리는 오자와 간사장은 지난해 총선거에서 자민당을 패배로 몰아넣었지만 이번에는 비서의 정치자금 스캔들 등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민주당을 위험에 빠뜨렸다. 민주당 지지율이 수개월 만에 70%에서 45%로 급락한 것도 오자와 간사장의 구태의연한 '금권 정치'의 악취에 따른 것이다. 오자와 간사장은 '깨끗한 정치'를 강조하며 쌓은 민주당의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키고 있다. 일본 검찰은 오자와 간사장의 전ㆍ현직 비서 3명을 정치자금규정법 위반 혐의로 이미 체포했다. 그렇지만 오자와는 검찰이 자신을 불명예스럽게 만들며 언론 플레이를 펴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오자와는 그동안 관료개혁을 공언해왔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이 추방하고자 하는 돈 정치와 관련돼 있다. 오자와 간사장은 결백을 증명할지 정계에서 은퇴할지 결정해야 한다. 민주당 정권이 지속하기 위해서는 오자와 간사장이 스스로 물러나는 게 좋은 방법이겠지만 안 되면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하토야마 유키오 수상이 오자와 간사장을 해임할 수밖에 없다. 하토야마 정권은 외교에서는 미군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로 동맹국 미국을 초조하게 만들었고 내정에서도 재정적자 위기 등으로 후지이 히로히사 전 재무상 사임, 연립정권에 참여한 소수정당에 금융 정책 결정권을 내주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1993년에 일본은 정권교체를 실현했지만 당시 신생당 대표간사였던 오자와 현 민주당 간사장이 탈당해 비자민당 연합세력 호소카와 정권은 9개월 만에 단명했다. 오자와 간사장은 이 같은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의 정권교체는 일본에 좋은 일이었음이 자명하다. 자민당의 장기 집권을 끝내고 정권교체를 실현시킨 호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호소카와 정권의 붕괴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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