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진 검찰총장이 3일 사직서를 냈다. 임 총장의 사직서는 법무부를 거쳐 이명박 대통령에게 제출됐다.
조은석 대검 대변인은 이날 “임 총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일 냈다가 반려된 사직서를 사무국장을 통해 다시 제출했다”고 밝혔다. 임 총장은 지난 5월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일에도 사표를 냈지만 이틀 만에 반려됐다.
임 총장은 사퇴의 변에서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상할 수 없는 변고로 인해 많은 국민을 슬프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이번 사건 수사를 총지휘한 검찰총장으로서 진심으로 국민께 사죄 드린다”고 밝혔다. 임 총장은 이어 “절제와 품격을 갖춘 바른 수사, 정치적 편파논란이 없는 공정한 수사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한 단계 높이려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인간적인 고뇌로 평상심을 유지하기 힘든 제가 검찰을 계속 지휘한다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임 총장의 퇴진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팀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책임을 물어 임 총장 이외에 김경한 법무부 장관,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전담해온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과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 우병우 대검 수사1과장 등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임 총장이 사퇴함으로써 검찰은 당분간 문성우 대검차장 대행체제로 유지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세청에 이어 검찰까지 대행체제가 되는 데 대한 부담도 없지 않아 후임 총장을 곧바로 인선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 차기 총장은 사법연수원 10기인 대구 출신의 권재진 서울고검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