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투수 정대현(33)의 미국 진출 꿈이 실현될 분위기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2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정대현 영입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다고 확인해줬다”면서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 치 오차 없는 제구력을 과시했고 통산 평균자책점이 1점대인 데다 독특한 투구 동작을 지녔다”는 댄 듀케트 볼티모어 부사장의 말도 실었다. 듀케트 부사장은 “정대현을 영입하면 불펜 투수로 쓸 것”이라며 구체적인 활용 방안도 덧붙였다.
2001년부터 11년간 SK 와이번스에서 뛰며 통산 32승22패99세이브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한 정대현은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뒤 지난 18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현재 메디컬 테스트만 남겨둬 사실상 볼티모어 입단이 확정적인 정대현은 국제 무대에서 ‘미국 킬러’로 이름을 떨쳐온 데다 언더 핸드라는 희소성이 볼티모어 측의 구미를 당기게 한 것으로 보인다. 또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86세이브를 올린 언더 핸드 김병현의 성공 전례도 적잖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년 최대 320만달러의 조건에 계약할 것으로 알려진 정대현은 예정대로 도장을 찍으면 국내 프로야구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직행하는 첫 번째 선수로 기록된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과 함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한 볼티모어는 올 시즌 69승93패로 지구 최하위에 머문 뒤 전력 보강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