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SEN·블룸버그TV '리더십 포럼'] '쓴소리 칼럼' 윌리엄 페섹

"한국에 대해 걱정안해 이번 위기 금융허브 기회"<br>외자유치위한 법인세 인하 동의못해<br>지나친 규제완화, 오히려 문제될수도

한국에서는 ‘쓴소리 칼럼’으로 잘 알려진 블룸버그통신의 저명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14일 토론회 직후 기자와 만나 “사실 한국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위기가 한국 금융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섹은 “아시아에서도 태국이나 인도네시아ㆍ베트남ㆍ중국 등에 대해 우려한다면 이해가 되지만 한국경제는 안정된(stable) 상태”라며 “수출의존도가 높은 점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이는 아시아 모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페섹은 특히 한국처럼 성숙한 경제에서 내년에 3%대 성장이 전망되는 점도 대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평가는 종종 극단적으로 엇갈리는데 더 균형 잡힌 분석이 필요하다”며 “한국에 대해 긍정적이면서도 리스크에 대한 지적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허브정책에 있어서도 이번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금융산업이 위축되고 런던ㆍ뉴욕 등 기존 글로벌 금융허브의 신인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 한국에는 금융허브로 도약할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금융허브로서 외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규제 완화와 감세 등을 들 수 있다”며 “다만 일반론적으로 법인세를 낮추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규제를 없애는 데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규제가 고속도로의 가드레일이라면 미국의 위기는 가드레일을 치운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진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앞서 토론회에서도 지적했듯이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페섹은 “가령 싱가포르라면 비즈니스처럼 운영할 수도 있겠지만 민주주의 국가는 다르다”며 “이명박 대통령도 70%의 국민이 ‘노(NO)’라고 하면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지난 쇠고기 사태 등을 거친 지지율 하락은 이 대통령에게 큰 교훈이 됐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페섹은 한ㆍ중ㆍ일 3국의 공조와 관련해 “필요하고, 가능하다고 본다”며 “아시아 국가들의 문제는 유럽과 같은 협력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령 최근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이 개별적이 아니라 동시에 금리 인하를 발표했다면 시장에 훨씬 큰 파급력을 미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페섹은 “동북아 3개국과 동남아까지 아우르는, 유럽연합(EU)과 같은 인프라가 아시아 지역에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신경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