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강우석이 영화를 꿈꾸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했다.
지난 8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는 영화감독 강우석이 출연해 감독이 되기까지의 과정들과 자신만의 영화 지론을 밝혔다.
“잠자는 시간 빼놓고는 영화에 미쳐라” 영화감독이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그가 유일하게 해줄 수 있는 말이다.
강 감독은 대학을 빨리 관두고 영화를 빨리 시작했던 것이 본인의 성공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실제 그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다 2학년 때 학업을 중퇴했다.
대학교를 중퇴한 그에겐 영화 밖에 남지 않았다. 더 이상 물러날 데도 없어 이를 악물고 조감독 생활을 견뎠다.
그는 “만약 대학 졸업장이 있었다면 조감독을 아마 못했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대학 졸업장이 주는 안락과 자존심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모진 영화판에서도 참고 견딜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학교를 중퇴하고 그가 맡은 일은 에로영화 조감독이다. 조감독만 4년을 했다.
지금은 에로영화라고 하면 비웃음 섞인 야릇한 시선으로 쳐다보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영화의 한 장르로 인정받았고 흥행도 잘돼서 잘나가는 감독들이 맡아 했다고 한다.
그가 조감독으로서 공을 세운 영화에는 그 유명한 <애마부인>도 있다.
그는 흥행이 안 될 것 같다고, 본인이 직접 감독하는 게 아니라고 소홀히 한 작품은 없다고 했다. 정말 열심히 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 몰아치는 건 ‘내가 만들고 싶은 영화는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었다.
그는 코미디 영화를 하고 싶었고 그 속에서 사회 풍자를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1989년, 드디어 영화 <달콤한 신부들>로 데뷔를 하게 된다.
우연히 신문 사회면에서 본 ‘농촌총각, 결혼 비관 자살’기사를 보고 ‘이거다! 이걸 한 번 건드려보자!’ 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하지만 사회문제를 다룬 사회풍자코미디는 당시 영화계엔 생소한 것이었고 에로 영화 조감독하던 놈이 뭘 이런 걸 하느냐는 듯한 분위기였다.
다행이 그 이야기를 좋게 읽으신 어떤 분의 도움으로 강우석은 감독으로서 데뷔를 할 수 있게 된다.
강우석 감독이 다른 멘토들과는 다른 점은 ‘못하면 안 한다’는 그의 신조이자 행동지침 때문이다. 스스로도 만족을 못하면 관객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자신 없는 장르는 피해왔다.
멜로 장르에 손을 대지 않고 “나는 <피에타> 같은 영화를 만들 수 없다”고 한 데엔 이런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그는 코믹 영화에 대해선 누구보다 넘치는 자심감을 보였다.
자신이 <피에타>를 만들 순 없지만 <피에타>의 감독 김기덕 역시 코믹 영화를 못 찍는 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말엔 일말의 가식도 없어 보인다. 후배들이 잘 되는 모습도 진심으로 축하해준다고 했다.
그의 솔직함과 유머러스함이 빛나던 한 시간이었지만 시청률은 좋지 못했다.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 날 힐링캠프의 전국기준 시청률은 5.5%.
하지만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감독님 정말 성격 짱” “오늘 방송 재밌는데 나만 보나 보네” “강우석 감독님 말 잘하신다. 거침 없으시네” “이경규에게 이감독이라 부르는 데서 감동받았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황정민, 유준상, 윤제문, 이요원 등 막강 배우들이 출연해 화제가 된 강우석 감독의 신작 <전설의 주먹>은 오는 10일 개봉한다.
(사진=SBS 힐링캠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