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게임음악, 새로운 음악 장르로 급부상

게임의 배경음악에 유명 작곡자 잇따라 참여<br>인기 가수들이 게임 주제곡 따로 부르는 경우도


게임음악, 새로운 음악 장르로 급부상 게임의 배경음악에 유명 작곡자 잇따라 참여인기 가수들이 게임 주제곡 따로 부르는 경우도 최광 서울경제신문 기자 chk0112@sed.co.kr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요즘 게임음악이 새로운 음악 장르로 급부상하고 있다. 배경음악에 유명 작곡가들이 참여하는 것은 물론 아예 인기 가수들이 주제곡을 따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게임음악이 급부상하면서 ‘오디션’이나 ‘무브업’처럼 음악이 게임의 핵심 콘텐츠가 되는 리듬액션 게임도 인기를 얻고 있다. 게임에서 음악은 이제 단순한 양념이 아니라 독립적인 장르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조만간 영화음악을 듣는 것처럼 게임음악을 듣는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임에서도 음악의 중요성 날로 높아져 영화의 끝은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며 나오는 영화음악에 있다고 할 정도로 영화에서 음악은 극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무성영화 시절에도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통해 배경음악을 넣었을 정도로 영상과 음악은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원스(Once)’나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처럼 음악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도 영상과 음악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 한 쌍인지를 보여준다. 영화에 이어 차세대 종합 엔터테인먼트로 떠오른 게임에서도 음악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게임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감 넘치는 효과음이 사용되는 것은 기본이다. 배경음악에 유명 작곡가들이 참여하는 것은 물론 아예 인기 가수들이 주제곡을 따로 부르는 경우도 많다. 이제는 게임음악이 하나의 장르로 분류될 만큼 예술적인 가치도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인 넥슨의 경우 개별 스튜디오 내에 음악 팀을 따로 두는 것은 물론 아예 음악 전문가를 기용하기도 한다. 외국의 경우 게임음악을 만드는 사람과 이를 적용하는 사람이 따로 구분되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이 둘의 분업이 확실하게 자리 잡지는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점차 유명 음악가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게임음악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전문 게임 음악가의 출현도 멀지 않았다는 게 게임업계의 중론이다. 게임음악은 단순히 음악을 만드는 능력뿐 아니라 컴퓨터와 게임에 대한 기술적 이해는 물론 각 게임의 장면과 시나리오에 따라 적합한 음악과 효과음 등을 적절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유명 작곡가, 게임음악에 도전 최근 영화음악의 거장들이 새로운 실험을 위해 게임음악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뉴에이지 음악가인 양방언씨는 일본에서의 음악활동뿐 아니라 국내외 영화음악과 드라마 음악, CF 삽입곡 등으로 탄탄한 입지를 굳힌 음악가다. 드라마와 영화, 다큐멘터리 음악에 이은 양씨의 새로운 시도는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에서 이뤄졌다. 아이온에서의 양씨 음악은 서양 신화를 배경으로 한 게임에 동양적 선율을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게임음악의 새로운 전기를 열었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양씨가 이끈 아이온에 이어 ‘왕의 남자’와 ‘괴물’ 등 국내 최고 흥행작의 음악을 담당했던 이병우 음악감독에게 신작 ‘드래고니카’의 음악을 맡겼다. 이 감독은 기타 연주는 물론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 명반 ‘어떤 날’ 1, 2집으로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각종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한 활발한 활동은 물론 ‘장화홍련’, ‘무방비 도시’ 등 스타일이 강한 영화의 음악을 무리 없이 소화해 내며 극음악에서도 높은 실력을 보여준 인물이다. 이 감독은 “게임을 워낙 좋아하지만 음악적으로는 아직 도전해보지 않은 장르라서 기회가 오면 시도해 보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귀여운 게임을 서정적인 음악으로 표현해내겠다”고 말했다. ‘올드 보이’, ‘친절한 금자씨’, ‘실미도’의 영화음악을 담당했던 최승현 음악감독도 넥슨의 기대작 ‘SP1’의 게임음악에 참여했다. 최 감독은 자신만의 독특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통해 스릴러라는 장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을 구사하는 음악감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음산하고 미래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는 SP1의 음악감독에 최적임자라는 평가다. 최 감독은 “영화와 게임은 다른 부분도 있지만 유사한 점도 많고 상호 보완적인 부분이 있다”면서 “SP1을 처음 접하고는 이 게임의 음악을 맡아보고 싶다는 욕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게임의 설정이나 분위기, 시나리오 등 요즘 게임과 다른 독특하고 매력적인 부분이 음악 참여의 이유가 됐다는 것. 해외에서도 유명 영화 음악가들의 게임음악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용 총싸움 게임으로 유명한 ‘타임크라이시스 4’의 음악에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The Christ)’와 ‘씬 시티(Sin City)’의 음악을 담당한 존 데브니가 음악감독을 맡아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게임 속에 녹여냈다. 액티비전의 ‘콜 오브 듀티 4:모던 워 페어’에도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Enemy of State)’, ‘나니아 연대기(The Chronicles of Narnia)’ 등 블록버스터 음악에 참여했던 해리 그렉슨 윌리엄스가 메인 테마와 음악을 담당해 풀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사운드와 음향 효과를 제공한다. 게임 홍보 위해 OST도 제작 게임음악은 영화음악처럼 단순히 배경음악이 아니라 별도의 음악장르로 발전하고 있다. 인기 가수를 동원해 게임 주제곡을 따로 녹음하는 경우도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당온라인은 차기작인 ‘프리스톤테일2’를 서비스하면서 가수 손담비를 홍보 모델로 고용했다. 1집인 ‘크라이 아이’를 통해 중성적인 매력을 발산한 손담비와 액션이 강한 역할수행게임(RPG)인 프리스톤테일의 궁합이 잘 맞아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손담비는 프리스톤테일2의 주제곡인 ‘체인지 더 월드(Change the World)’를 불러 자신만의 매력을 발휘했다. 체인지 더 월드는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 등을 작곡한 최준영씨가 작사와 작곡을 맡았으며, 손담비는 속삭이는 듯 힘을 빼고 부른 창법으로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평가다. 장나라, 백지영, 강성훈등의 앨범을 프로듀싱한 서동성 음악 프로듀서 총괄로 제작된 프리스톤테일2의 OST에는 손담비의 체인지 더 월드 외에도 여러 곡이 수록돼 있다. ‘밉다’ 등 발라드 곡을 선보인 남성 듀오 by 진성의 ‘제발’과 애니메이션 ‘홍길동 어드벤처’의 주제곡인 ‘천상지애’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슈퍼 신인 이지희의 ‘꿈의 전설’ 등이 함께 수록돼 게임의 분위기를 한껏 살리고 있다. M.C the MAX의 보컬 이수와 럼블피쉬의 보컬 최진이가 듀엣으로 호흡을 맞춘 ‘레퀴엠’ 역시 그라비티의 동명 게임 ‘레퀴엠’의 주제곡이다. 그라비티는 노래 레퀴엠을 먼저 선보이고 나중에 이 노래가 게임 레퀴엠의 주제곡임을 밝혔다. 온라인 게임의 인지도 확대를 위한 주제곡 프로젝트였던 셈이다. 진혼곡으로 번역되는 레퀴엠은 장례음악이자 종교음악. 노래 레퀴엠 역시 죽음을 초월한 사랑의 진혼곡으로 애절한 가사와 멜로디가 특징이다. 또한 뮤직비디오의 어둡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게임 팬들은 물론 음악 팬들에게도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뮤직비디오에는 게임을 연상시키는 사물들이 곳곳에 들어가 있어 게임의 주제곡임을 암시했다. 최진이가 직접 작사하고 M.C the MAX의 전민혁과 제이윤이 연주에 참여했다. 한향원 그라비티 CI본부장은 “온라인 게임 문화의 확산을 위해 하나의 콘텐츠가 다양한 장르로 변형되는 원 소스 멀티 유즈 사업을 꾸준하게 전개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제가 프로젝트도 대중음악과 게임의 문화 콘텐츠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부가수익을 올리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HN의 한게임에서 서비스되는 레이싱게임 ‘고고씽’의 주제곡도 한류스타 장나라가 녹음했다. 동명의 주제곡 고고씽은 음악 파일은 물론 휴대폰 벨소리로도 제작돼 한게임을 통해 공개됐다. 장나라는 “고고씽의 귀여운 캐릭터와 자동차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면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재미가 있어 놀이동산의 아찔함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즐길만한 게임”이라고 말했다. 리듬액션 게임도 인기 아예 음악이 게임의 핵심 콘텐츠가 되는 리듬액션 게임도 인기를 거듭하고 있다. 티쓰리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해 예당온라인이 서비스하는 댄스 배틀게임 ‘오디션’이 대표적인 사례. 오디션이 다른 게임보다 인기가 높은 이유 역시 예당온라인의 계열사인 예당엔터테인먼트와의 협력을 통해 음원 공급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음악 서비스 업체인 소리바다 역시 리듬액션 게임에 뛰어들었다. 소리바다는 GF게임이 개발한 리듬액션 게임 ‘무브업’을 서비스하기로 했다. 무브업은 댄스게임의 재미와 커뮤니티 시스템의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소리바다는 음악 콘텐츠의 서비스 경로를 다양화하는 차원에서 게임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소리바다가 보유한 음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게임 역시 음악게임인 액티비전의 ‘기타 히어로 3’다. 기타 히어로 2도 판매 순위 10위권에 들어 음악게임이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에서 음악은 이제 단순한 양념이 아니라 독립적인 장르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영화음악을 듣는 것처럼 게임음악을 듣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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