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1월 8일] 스타관료들 '피하는 게' 능사 아니다

요즘 문화체육관광부 청사 1층 현관에서 장ㆍ차관의 관용차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시간 단위로 쪼개서 일정을 소화한다는 장관ㆍ차관이 예전과 달리 청사 내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난 듯한 인상을 줘 눈길을 끈다. 기자가 청사 1층에 들어서며 경비요원에게 ‘장관님 어디 안 나가셨나 보죠?’하고 물으면 대개 집무실에 계신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물론 공식 일정을 전과 큰 차이 없이 소화하고 있다고 문화부 측은 설명한다. 그래도 전과 달리 장ㆍ차관 스케줄 표를 보면 행사 참가 일정이 크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유인촌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 기간 중 사진기자들에게 ‘찍지마 씨… 화가 뻗쳐서…’는 부적절한 언행을 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런 이유로 바깥 나들이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지만 정치권과 시민들의 감정이 악화돼 그의 인생 중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는 셈이다. 신재민 차관도 요즘 들어 부쩍 대외 행사를 줄이며 ‘자기관리’에 들어간 듯한 모습이다. 그는 지난달 17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YTN 사태는 한 민간기업의 노사분규에 불과하다”는 발언으로 기자 사회의 공분을 자아냈다. 게다가 국정감사장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팔짱을 끼고 답변하는 등 부적절한 매너를 보였다는 비난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명박 정권의 얼굴마담 격인 두 명의 스타 관료가 요새는 어째 얼굴을 못 들고 다니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든다. 장ㆍ차관의 잇단 ‘헛발질’로 문화부는 근래 보기 드물게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뛰어난 언변으로 언론에 오르내리던 ‘두 형제’는 바깥출입마저 자제하며 몸을 사리고 있다. 실제 유 장관은 공식일정만 조용히 소화할 뿐 숨죽인 채 지내고 있고 신 차관 역시 지난달 17일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3주 연속 정례간담회를 취소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에 용서 받지 못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진정성을 보인다면 지난 허물이야 덮고 넘어갈 수 있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싶다. 털어낼 것은 깨끗이 털고 언론과의 스킨십을 더욱 늘리며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기를 희망한다. 장관ㆍ차관이 두문불출하고 기자들을 피하는 게 능사는 아닌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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