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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햇살이 따사로워지면 겨울 내내 신경을 쓰지 못했던 차량점검을 해야 한다. 차도 사람과 비슷해 겨울이 지나면 이곳 저곳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별다른 점검없이 운행을 하다가는 제때 부품을 바꾸지 않아 한번에 더 큰 돈이 들어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부터 신경써야 할까.
최우선은 역시 청소다. 겨우내 히터 바람에 찌든 차를 환기시키고 구석구석 먼지도 털어내는 게 첫째다. 차문과 트렁크를 열고 먼지와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곰팡이가 끼었는지도 꼼꼼히 살펴보고 곰팡이 제거제를 이용해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 세차할 때는 가급적 차량 밑까지 해야 한다. 제설작업을 위해 도로에 뿌린 염화칼슘이 남아있으면 차가 부식되기 때문이다. 차부식은 중고차 매매가에도 영향을 주므로 반드시 신경써야 한다.
엔진 부분에도 기름때를 닦아준다. 문제가 있다면 가까운 정비업체에서 정비를 받아야 한다.
배터리도 중요하다. 배터리 본체는 물걸레로 깨끗이 하고 배터리 단자는 사용하지 않는 칫솔이나 쇠브러시로 털어낸 후 꽉 조여준다. 배터리 단자 상단부에 그리스를 얇게 발라주면 이물질이 붙는 것을 막아 단자 접촉상태를 양호하게 할 수 있다. 배터리 액은 부족하면 증류수를 보충해 준다.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에 잦은 시동으로 엔진 오일이 변질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엔진오일 양과 상태를 점검한 후 필요시 새 오일로 교환하는 것이 좋다.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전에 에어컨도 점검해보는 게 좋다. 겨울철에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10~20분 정도 에어컨을 켜서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 확인해본다. 에어컨 냉방성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면 에어컨 가스가 누출됐는지와 에어컨 벨트가 손상됐는지고 살펴본다. 에어컨 작동시 매캐한 냄새가 나면 공기유압통로에 먼지가 쌓여있거나 곰팡이가 끼어있는 것이므로 곰팡이 제거제를 이용해 청소를 해준다.
냉각계통에 생기는 고장은 주로 누수다. 작은 누수 문제가 커지면 엔진을 통째로 갈아야 하는 일도 있다. 이 때문에 차 밑 바닥에 냉각수가 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보통 냉각수는 4만km마다 냉각수를 완전히 빼내고 청소를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브레이크 액도 점검해야 한다. 액이 하한선보다 부족하면 보충한다. 브레이크 액은 오래 사용하면 브레이크를 밟아도 반응이 늦게 오므로 2~3년마다 교환해줘야 한다.
타이어는 공기압을 체크해준다. 겨울철에 타이어의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공기를 조금씩 빼고 운전하는 경우도 있는데 봄이 되면 공기압도 맞춰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환절기의 심한 온도차는 자동차 도장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코팅과 광택은 차체 표면의 부식을 막아준다. 산화방지제 성분이 함유된 것이 좋다. 차를 깨끗이 세차하고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후에 코팅과 광택을 내야 한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겨울철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차량 점검에 게으를 수밖에 없다"며 "겨울이 지난 후 봄이 되면 차량 점검을 반드시 해야 큰 문제 없이 차를 오래 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