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0월 28일] 영국 황실의 세기적 로맨스

영국 역사를 보면 '세기의 로맨스'라고 불리는 일화가 많다. 특히 영국 왕실과 귀족들의 사랑 이야기가 대문호들의 손을 거쳐 아름답고 슬픈 러브스토리로 세상에 나오게 된다. 프랑스ㆍ스페인의 연합함대를 격파해 나폴레옹의 영국 침략을 저지한 '영국 판 이순신' 넬슨 제독. 영국은 물론 온 유럽의 존경과 찬사를 받았던 그 시대 최고의 영웅 넬슨 제독도 젊고 예쁜 대사부인, 엠마 해밀턴과 사랑에 빠져 본국으로 소환당하고 모든 것을 잃는다. 또 미국 출신의 이혼녀인 심슨 부인과 사랑에 빠져 왕위 계승이 어려워진 에드워드8세는 "내가 사랑하는 여인의 도움과 지지 없이는 왕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선언, 동생 조지6세에게 왕위를 넘겼다. 그러나 영국의 러브스토리 중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다이애나 비'의 러브스토리다. 스펜스 백작의 후손으로 뛰어난 미모와 패션 감각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다이애나 비는 남편 찰스 황태자가 결혼 전부터 사귀어오던 카밀라 파커 볼스와의 관계로 괴로워하다 이혼하게 된다. 그녀는 이혼한 후 보란 듯이 바람을 피고 다녔다. 중동의 돈 많은 백화점집 아들과 결국 자동차 사고로 죽게 되지만 많은 영국인들은 그녀의 죽음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이들이 국민으로부터 사후에도 존경과 사랑을 받은 이유는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즉, 상류층이 져야 할 도적덕 의무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특히 다이애나는 이혼 후에도 적십자 활동을 통해 세계 각국의 어려운 사람을 헌신적으로 도왔고 위험을 무릅쓰고 '대인지뢰 제거운동'에 앞장섰다. 또 유럽과 미국의 부호들도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앞다퉈 보호하고 있다. 다행히 요즘 우리사회도 이들과 같이 노블리스 오블리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 30주기 추도사에서 "아버지의 궁극적 꿈은 복지국가 건설이었다"고 말했다. 오래 전 박 대통령 때도 구현하려 했던 복지국가 건설은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실천으로 시작된다. 소시민들이여. 세기의 로맨스는 이루지 못하더라도 올해 연말에 저금통이라도 털어 춥고 그늘지고 외로운 우리 이웃을 위해 따뜻하게 장갑이라도 돌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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