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파업에 신물난 국민의 분노

대전시민들이 “시내버스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불편은 감내할 테니 파업에 대해서는 절대 굴복하지 말라”고 대전시에 요구하고 나섰다. 명분없는 파업은 이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음을 의미하는 변화다. 동시에 노동운동의 질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대전시는 서울시에 이어 전국 두번째로 지난 해 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했다. 버스회사에 대한 지원금도 40억원에서 297억원으로 7배 남짓이나 늘렸다. 노조원들의 급여도 크게 개선돼 서울ㆍ대구에 이어 전국에서 세번째로 많다. 다른 도시에는 없는 ‘연초수당’까지 받는다. 그런데도 노조는 월급이 적다고 급여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노조원들이 시민의 발목을 잡으니 대전시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해 폭발하고 만 것이다. 명분없는 파업으로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는 현대자동차와 금속노조도 마찬가지다. 한미FTA(자유무역협정)가 체결되면 가장 많은 혜택을 받는 산업이 바로 자동차다. 그런데도 FTA반대파업을 하겠다고 한다.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는 파업이다. 그런 파업이 지지를 받을 리 없다. 현대차 노조는 직원들은 물론 울산시민과 상인, 현대차 고객들로부터 ‘정신 나간 노조’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산별노조로 출범한 금속노조는 첫 파업부터 조합원 참여율이 12%에 그쳐 위기를 맞고 있다. 노동계는 명분없는 파업은 국민들이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날로 심해지는 생활고에 지친 국민들은 이제 정치파업에 신물이 나 있다. 파업을 위한 파업, 노조원만을 위한 파업은 이제 접어야 한다. 대전 시내버스파업과 현대차ㆍ금속노조의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을 제대로 읽지 못할 경우 노동운동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정부와 기업의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 정부는 엊그제 금속노조의 반FTA파업에 대해 법과 원칙에 의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도 담화문을 내고 불법파업의 피해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다짐했다. 해마다 반복했던 이 같은 다짐이 올해부터는 반드시 지켜지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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