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中 긴축대비 신흥국 공략 강화해야"

■ 수출 잘나가지만… " 하반기가 문제"<br>환율하락따른 경쟁력 약화는 브랜드 가치 만들어 돌파를<br>기술무역장벽 맞설 수 있는 인력·시스템 구축도 시급


"수출이 지금까지는 괜찮았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대내외적인 변수들이 많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5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하면서 하반기 전망을 선뜻 내놓지 못했다. 중국의 긴축정책, 남유럽 재정위기, 원화 절상 등 대외적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정확한 예측을 한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주요 수출품목 중 하나인 무선통신기기만 봐도 그렇다. 5월 자동차부품(87.3%) 등 대부분의 품목들이 큰 폭의 수출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승승장구하던 무선통신기기만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30%나 급감했다. 1월 0.4% 감소에서 점차 폭이 커지는 추세여서 어느 선에서 멈출지 예측하기 힘들다. 전체 수출실적도 마찬가지가 될 수 있다. 중국의 긴축정책이나 각국의 출구전략, 남유럽 재정위기, 원화 강세 중 어느것이나 무선통신기기 시장의 스마트폰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긴축정책과 원화 강세 리스크=1월 중국에 대한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8.2%나 증가했다. 미국이 16.4%, 일본이 22.7%, 유럽연합(EU)이 11.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편차가 크다. 중국에 대한 수출증가율은 계속 다른 나라를 크게 앞지르면서 5월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전체의 4분의1을 넘어섰다. 중국은 올해 10.0%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 달리는 호랑이인 중국의 등에 올라타 세계경기의 둔화 속에서도 탄탄한 수출 증가와 무역수지 흑자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달리던 호랑이가 하반기에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우리나라 수출도 큰 폭의 감소세가 예상된다. 이태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금까지 한국이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등 고성장하는 신흥국 시장 공략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며 "중국이 하반기에 긴축정책을 쓰면 수출둔화가 불가피하겠지만 상대적으로 고성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신흥국에 대한 수출확대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화 강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도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연평균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해보다 16%가량 낮은 1,100원으로 원화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고환율에 의한 가격경쟁력 유지효과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가격경쟁력 악화에 대비해 품질과 서비스 등 비가격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과 비싸도 팔리는 브랜드 가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신흥국, 기술장벽 만리장성 쌓는다=중국은 긴축정책을 준비하면서 한편에서는 기술무역의 만리장성을 쌓고 있다. 중간재가 아닌 소비재 시장을 확대해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가전제품 등 소비재 시장에 기술규제를 집중하고 있다. 분야별로는 전기전자가 44건(24%)으로 가장 많고 기계 36건(19%), 화학세라믹 33건(18%) 등의 순이다. 전기전자업종 중에는 에어컨ㆍ냉장고ㆍ세탁기 등 가전제품이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아진 만큼 새로운 기술규제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새로운 소비시장 개척을 위한 신흥시장 공략도 만만치 않다. 중남미 등 신흥국들이 기술규제에 눈뜨기 시작하면서 기술규제 건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올 1ㆍ4분기에 68건을 통보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았고 바레인 37건, 쿠웨이트 20건 등 걸프협력회의(GCC) 소속 6개국의 통보문 건수가 166건으로 전체의 37%를 차지했다. 중남미 국가들도 기술규제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케냐 24건, 칠레 15건, 브라질 14건 등 중남미 국가의 통보문 건수가 85건(19%)을 기록했는데 이 중 코스타리카ㆍ파라과이ㆍ에콰도르 등 첫 통보문을 발송한 국가들이 많았다. 최형기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기술표준정책국장은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기술장벽부터 뛰어넘어야 한다"며 "기술무역장벽에 맞서 선제적•체계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인력과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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