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24엔대로 출발한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장중 122.78엔으로 급락(엔화가치 상승)했다. 지난 5일 13년 만의 최고치인 125.86엔을 기록한 지 사흘 만에 3엔이 떨어진 것이다.
외환시장을 요동치게 하 것은 구로다 총재의 발언이다. 이날 중의원에 참석한 구로다 총재는 "실질 실효환율로 볼 때 엔화가 상당한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엔화의 실질가치가 더 이상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발언해 시장에 직격타를 가했다. 구로다 총재는 이어 "경제 펀더멘털에 부합하는 범위에서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일반론을 전제로 "더 이상의 엔저는 절대로 안 된다고 할 수도, 추가 엔저가 계속 경제에 플러스가 된다고 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지만 시장은 그의 발언이 더 이상의 엔화가치 하락을 저지하려는 내용이었다고 보고 앞다퉈 엔화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홍콩 소재 로열뱅크오브캐나다의 수 트린 환율전략가는 "일본 정부는 엔화가 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빨리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