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10곳 가운데 3곳은 지난해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은행 이자도 갚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상승과 환율하락에 따른 기업 수익성 악화 탓이며 향후 추가적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떨어질 경우 더욱 심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업체를 제외한 상장법인 중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의 비율은 30.8%였다. 이는 전년의 26.4%보다 4.4%포인트나 오른 동시에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9년의 35.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자보상비율이란 영업이익과 이자수익의 합을 금융 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이 수치가 100% 미만이면 기업의 수익이 이자비용보다 적다는 의미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율은 96년 25.0%에 불과했으나 외환위기 당시인 97, 98, 99년에는 각각 34.2%, 45.2%, 35.6%에 달했다. 이후 2000년 27.1%로 크게 떨어진 뒤 2001년 30.2%로 다소 높아졌다가 2002년 29.4%, 2003년 28.6%, 2004년 26.4% 등으로 서서히 하락했지만 지난해 들어 다시 상승했다.
한은은 이 같은 현상이 지난해 원ㆍ달러 환율하락과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적자기업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0% 미만인 ‘적자기업’의 비중은 지난해 27.4%로 전년 대비 4.1%포인트나 상승했다. 국내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경상이익률 평균치도 전년 대비 2.4%포인트 하락한 8.2%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