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첫날 장관회의 끝난후 "쉽지 않을것 같다"

[서울 G20 정상회의] 길었던 일주일<br>4일 실무협의 시작으로 일주일간 매일 협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 양국이 벌인 지난 일주일간의 협상은 벼랑 끝 싸움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협상이라는 것이 데드라인을 설정할 경우 어느 한쪽의 일방적 양보가 불가피하고 수많은 논란을 불러올 것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우리 정부는 미국이 벌인 게임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 8일 첫 번째 한미 통상장관회의가 끝난 뒤 "이번에 타결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무거운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의 요구조건이 만만치 않아 실무자로서는 이를 수용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정부는 8일 한미 간 회의가 끝나자마자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비롯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은 약 1시간30분가량 회의를 가졌지만 뾰족한 대응방안을 찾지 못했다. 이는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풀어야 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양측의 협상 모습에서도 어렴풋이 드러났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통상장관회의 둘째 날에는 4시간가량을, 셋째 날에는 약 6시간가량을 협상장인 외교통상부 청사를 벗어났다 되돌아왔다. 무엇인가 상부에 보고해야 할 민감한 사안이 많았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미국 양측은 4일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교섭대표와 웬디 커틀러 USTR 대표보의 실무협의를 시작으로 약 1주일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협상을 진행해왔다. 협상은 한발한발 진전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요구조건이 서로가 가진 마지노선을 넘나들면서 난항을 겪게 됐다. 결국 한미 정상회담 하루 전인 10일. 한미 양측은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통상장관회의를 가졌지만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커크 대표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한국에 도착한 후인 오후11시30분 협상장으로 되돌아와 약 30분간 김 본부장과 협의를 이어갔지만 끝내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데드라인을 맞추기에는 양측 모두 감내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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