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연초 경기고점 찍고 하강국면 돌입

■ 경기 선행지수 석달째 내리막길<br>생산·소비·투자 모두 긍정적 시그널 안보여<br>건설수주는 올들어 10% 가까이 떨어져<br>제조업 생산만 두자릿수 증가율로 선방



“경기둔화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경기선행지수가 6개월 이상 떨어져야 경기가 하강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이태성 통계청 경제통계국장) 하지만 지난 2월 산업활동동향은 ‘상고하저(上高下低)’가 예고됐던 올해 경기가 이미 고점을 찍고 하강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생산ㆍ소비ㆍ투자 어느 지표를 봐도 긍정적인 시그널은 보이지 않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지표상으로는 이미 경기가 꺾인 것이 분명하다”며 “경기하강 속도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소비와 설비투자의 둔화는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초에 이미 경기고점 통과=실시간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상으로 국내 경기는 이미 1월에 고점을 지난 것으로 풀이된다. 1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5까지 올랐다가 2월에는 0.3포인트 꺾였다. ‘상고하저’라던 올해 경기는 결국 연초부터 꾸준한 하강국면을 보이게 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4월 하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확인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경기상승 국면의 고점은 이미 지난해 4ㆍ4분기나 올 1ㆍ4분기에 지난 상태”라며 “지금으로서는 여러 지표들이 하나같이 경기하강을 입증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행지수도 이미 3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통상 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하면 경기하강 국면이 시작됐다고 본다”며 “그 밖에도 재고율이 오르고 투자가 꺾이는 등 어느 지표를 봐도 경기는 이미 하강세를 탔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올 들어 고용지표도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내수회복의 전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당분간은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생산ㆍ소비ㆍ투자 모두 꺾였다=전문가들이 가장 부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것은 소비와 설비투자 부진이다. 특히 고용과 소비로 이어지는 순환고리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투자부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올 들어 설비투자는 2개월 연속 –2%에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건설기승도 1월 전년 동월비 10.8%에서 2월에는 3.5%로 뚝 떨어졌다.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전년 동월비 6.2% 감소해 올 들어 2개월 동안 10% 가까운 낙폭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주원 연구위원은 “설비투자는 고용과 소비를 늘리는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내수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다”며 “지난해 1ㆍ4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이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겠지만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데는 경기하강에 따른 요인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제조업 생산은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여 그나마 견조한 수치를 나타냈다. 다만 생산자제품 출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7.6% 증가한 반면 재고는 8.5% 늘어나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이 전월 대비 4.0%포인트 오른 103.4%를 기록했다. 이는 출하량보다 재고가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는 의미로 재고출하 순환지표상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설 명절 효과를 감안해 1~2월 평균으로 보면 재고출하 순환지표 등은 경기회복 국면에 위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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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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