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은 8일 전경련이 주최한 ‘일자리 세대갈등, 대안은 없는가’라는 이름의 심포지엄에서 “젊은층은 열정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고 자신의 미래 비전을 키울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중고령층은 자신의 경험과 경륜을 살리는 세대간 직업 분업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회장은 “우리나라 직업 중 상당수가 세대별 분업화가 제대로 되지 못해 경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축구 선수가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로 나뉜 것처럼 직업도 연령과 세대별로 분업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미국의 직업 종류는 약 3만개, 일본은 2만개로 1만개인 한국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며 “근본적으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다른 나라에는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는 직업이나 제2의 바리스타, 푸드스타일리스트 같은 새로운 직업들이 계속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세대간 일자리 갈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안주엽 노동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장년층 고용이 청년층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세대 갈등론’은 객관적으로 입증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1980년부터의 과거 자료를 살펴보면 중장년층 고용률은 75% 수준에서 변화가 없고 청년층은 40%를 전후한 낮은 수준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도 일자리 갈등에 대해 “세대간 일자리 경합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젊은 세대가 원하는 일자리가 부족한 미스매치의 결과일 뿐”이라고 했다.
이철훈 청년시사교양지 바이트 대표는 “중소기업의 근무환경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인력관리체계가 효율적으로 구축된다면 청년층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으로 인한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가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년 60세 의무화가 청년층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임금체계 조정이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안 위원은 “정년연장으로 기업부담이 증가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임금체계를 능력·직무 위주 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승길 아주대 교수는 이에 대해 “임금피크제나 생산성 연동 임금체계 등 임금 유연화는 정년 연장 연착륙에 필수적”이라며 “고용시스템을 유연화해 지속가능한 고용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