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금융가 오다가다] 공중전화 박스 자리 ATM으로 전환하나

KT, 제휴사 기업銀에 설치 아이디어 제안<br>성사땐 수익 개선·고객 접점 증가로 '윈윈'


기업은행이 공중전화 박스에 은행업무자동화기기(ATM)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일 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업무 제휴를 맺고 있는 KT가 길거리에 있는 공중전화 박스에 ATM을 설치하는 아이디어를 제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ATM이 들어갈 만한 공간이 있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된 공중전화 박스에는 ATM설치를 고려해볼 만하다"며 "설치 지역, 보안설비 비용, 임대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시장성을 따져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공중전화 박스를 ATM으로 전환할 경우 기업은행은 경쟁 은행들에 비해 적은 고객접점을 확대할 수 있고 KT는 이동통신기기 사용증가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공중전화 사업을 정리할 수 있어 양측이 '윈윈'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기업은행의 영업점포는 600개가량으로 국민은행(1,196개), 우리은행(889개) 등 시중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공중전화 박스 약 9만여개 중 1%(900개)만 ATM으로 전환해도 고객접점을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다. KT는 적자사업인데다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도 없는 공중전화 사업의 방향전환에 성공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사실상 용도 폐기된 아날로그 통신인프라를 새로운 방법으로 활용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라며 "양쪽 모두에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현실화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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