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경제·사회를 고민하는 철학자 소로스

■ 이기는 패러다임 (조지 소로스 지음, 북돋움 펴냄)


'월가의 큰 손' 조지 소로스는 헤지펀드를 운용하며 기록적인 수익을 거뒀고 거액을 굴리며 막대한 이익을 챙겼지만 '투기꾼'이라는 비난도 꼬리표처럼 붙었다. 그가 지난해 10월 고향인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중부유럽대학에서 5일간 강연한 내용을 역은 이 책을 보면 더 이상 소로스는 투기꾼이 아니다. 투자자를 넘어 사회와 경제 체제를 고민하는 철학자의 면모가 보인다. 소로스는 인간과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면 시장도 알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논의 범위는 금융시장을 넘어 어떻게 인간을 통찰하고 사회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지의 문제로까지 뻗어 있다. 소로스식 경제철학의 바탕이 되는 개념은 오류성과 재귀성(再歸性). 인간의 사고는 오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으며, 이 왜곡된 생각이 잘못된 실행으로 이어져 현실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바뀐 현실 세계가 다시금 인간의 생각에 영향을 주는 식으로 되돌아 온다는 것이다. 결국 세상만사는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으로 요약된다. 2008년 금융위기 역시 불확실성 속에서 인간의 착각이 계속되다가 터져버린 결과라고 소로스는 설명한다. 불확실성에 대한 해결책을, 소로스는 철학자 칼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찾는다. 사람들의 다양한 견해와 이해관계, 비판이 수용되고 권력에 대한 진실도 밝힐 수 있는 '열린 사회'가 불확실성 속에서 오류를 바로잡아 나갈 가능성이 가장 큰 사회라고 강조한다. 문제는 '열린 사회'와 자본주의는 갈등 관계에 빠지기 쉽다는 점인데, 소로스는 시장 기능이란 개인적인 선택에서나 바람직하지 사회적 행위에서 사익추구는 적절하지 않다고 의외의 주장을 내 놓는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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