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수신확대를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한국씨티은행 등이 5% 안팎의 상품을 내놓고 자금 끌어들이는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다른 은행들도 수신경쟁에 가담하면서 은행 예대마진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하나은행은 지난 31일자로 정기 예금금의 영업점장 전결 금리를 최저 0.3~0.5%포인트 인상했다고 1일 밝혔다.
금액 및 기간별 금리 인상 내용은 1억원 이상의 경우 1년 만기는 5.0%로 0.4%포인트 높였고, 2년 만기의 경우 4.7%에서 0.5%포인트 인상된 5.2%로 조정, 인상폭이 가장 컸다. 이밖에 3개월, 6개월 만기는 각각 4.2%, 4.6%로 조정됐으며 3년 만기는 4.9%에서 5.3%로 0.4%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하나은행이 지난달 4조원의 특판예금을 판매하면서 1억이상 1년만기 정기예금에 5.0%의 금리를 제공한 것과 같은 수준이다. 사실상 특판예금이 일반 예금으로 전환된 셈이다.
1,000만원 이상은 1년 만기 예금을 4.4%에서 4.8%로 0.4%포인트 인상했으며 2년 만기는 4.6%에서 5.0%로, 3년 만기는 4.8%에서 5.1%로 올렸다. 이밖에 3개월, 6개월은 각각 4.0%, 4.4%로 조정했다.
하나은행의 수신금리 인상 경쟁은 한국씨티은행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씨티은행은 전산통합을 계기로 공격경영에 나서면서 인터넷으로 1년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할 경우 4.9%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명현 하나은행 가계기획팀 부장은 “최근 가계대출 금리를 올리면서 예대마진이 확대돼 수신 금리 인상이 가능해 진 것”이라며 “이와 함께 수신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시장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되면서 대출 재원을 미리 확보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은 아직 수신금리 인상 계획 없이 시장금리를 좀 더 관망해 본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다음주 금통위의 콜금리 결정 결과에 따라 수신 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하나은행과의 금리 차이가 0.4~0.5%포인트로 확대됨에 따라 다른 은행들도 정기예금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의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