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ㆍ가스 요금 인상률 확정을 앞두고 야당에 이어 여당까지 30~50%로 예정된 가스 요금 인상폭을 낮춰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당초 정부는 전기의 경우 산업용을 중심으로 평균 5% 안팎, 가스 요금은 가정용 30%, 산업용 60% 수준에서 인상률을 결정할 방침이었다. 한나라당은 18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 발표대로라면 올 겨울에는 한집에 5만원에서 10만원까지 가스비가 더 들어가게 된다”며 “독거노인ㆍ실직가정 등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물가가 경쟁하듯 치솟고 있는데 공공요금이라도 자제해야 한다”며 “부득이 올려야 한다면 최소 사용자에 대해서는 감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지식경제부는 전기ㆍ가스 요금 인상은 석유ㆍ가스 등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불가피하며 인상률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연료비연동제 적용 여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스 가격은 기본적으로 연동제가 적용돼 원료인 천연가스(LNG) 국제가격 인상이 곧바로 요금에 반영되지만 전기는 아직 연료비연동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가스 요금에 연료비를 연동하는 제도는 지난 1998년 10일 도입됐다. 발전용 가스는 매달, 산업용이나 주택용 등은 홀수달에 요금이 조정돼왔다. 올해의 경우 승인권을 쥔 지경부가 보류했기 때문에 오르지 않았을 뿐 언젠가는 전부 반영해야 한다. 지경부 측은 "가스공사가 해외에서 수입하는 가격이 50% 상승해 요금인상 요인이 50% 발생했다"고 밝혀 이번 가스 요금 인상률의 근거로 삼고 있다. 이에 반해 전기는 연료비연동제가 도입되지 않아 가스보다 낮은 인상률을 적용할 수 있다. 한국전력 측에 따르면 전기 역시 이미 석유와 유연탄 가격 상승으로 17%대의 요금상승 요인이 발생했다. 연료비연동제가 돼 있다면 10% 넘게 올라야 하는 셈이다. 전기 요금 역시 적정원가에 적정이윤을 합해 산정하도록 전기사업법에 규정돼 있지만 연료비연동제가 적용되지 않고 정부 측 재량이 커 통제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2006년 12월 인상된 뒤 현재까지 전기 요금을 묶어놓을 수 있었다. 한국전력은 이 때문에 매번 볼멘소리를 해왔다. 한국전력은 내부적으로 올해 사상 처음 적자를 내고 규모도 1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가스는 해외에서 수입하는 원료비(LNG) 비중이 실제 공급 가격의 80% 수준이다. 반면 전기는 석탄ㆍ석유ㆍ가스 등 원료비 비중이 46% 수준. 연료비 인상을 다른 수단을 통해 버틸 수 있는 여유분이 다소 있는 셈이다. 연동제 도입에 차이가 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염명천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 사무국장은 “연동제를 도입하면 원가인상 요인을 바로바로 요금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은 정부가 물가관리 수단 하나를 잃어버린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전기에도 연동제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