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한 여파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금지 조치가 해제된 첫날인 지난 10일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수량은 923만주, 금액은 3,808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액 기준으로는 역대 네 번째로 지난 2008년 8월5일(4,325억원) 이후 3년3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수량 기준으로는 역대 세 번째이며 지난 2008년 9월10일(1,127만주) 이후 최대치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금지 조치가 풀리면서 일시적으로 매도 물량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한 비중은 하루 평균 1~2% 수준이었는데 전날에는 4.82%로 폭증했다”며 “금지조치가 풀리면서 대기 수량이 한꺼번에 나온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제한 조치가 풀린 날 공교롭게도 이탈리아의 재정위기가 터져 나오고 옵션 만기일의 영향도 발생해 코스피지수가 94.28포인트 급락했다. 금융당국은 증시 폭락의 원인을 공매도 금지 조치의 해제 때문으로 분석하기에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전날 증시 폭락의 주요 원인은 이탈리아에 대한 재정위기감으로 인한 것”이라며 “물량이 급증한 이유는 대기 수량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는 애초 3개월 동안 적용된 한시적 조치였기 때문에 기간 만료 후 조치가 해제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